넷플릭스 화제작 '케이팝 데몬 헌터스' 속 주인공이 휘두른 검으로 나온 사인검을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볼 수 있다. 사진은 넷플릭스 드라마 '케이팝 데몬 헌터스' 속 장면. /사진 제공=넷플릭스
넷플릭스 화제작 '케이팝 데몬 헌터스' 속 주인공 로미가 휘두른 검을 실제로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서울 종로구 경복궁 옆 국립고궁박물관이다.

드라마의 인기가 세계로 번지면서 최근 박물관에는 외국인 방문객의 발길이 부쩍 늘었다. 단순한 역사 전시를 넘어 '케데헌' 팬들의 성지이자 전통문화를 경험하는 열린 공간으로 자리 잡은 국립고궁박물관을 찾았다.
사진은 지난 11일 한복을 입고 경복궁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모습. /사진=김다솜 기자
드라마 속 검을 현실에서
사진은 국립고궁박물관 지하 1층 과학문화실에 전시된 사인검. /사진=김다솜 기자
국립고궁박물관은 조선 왕실의 생활과 예술을 총체적으로 보여주는 곳이다. 전시는 왕실 복식, 의례, 무기, 생활용품까지 다양하다. 그중 '케데헌' 팬들이 주목하는 '로미의 검' 사인검은 과학문화실에서 볼 수 있다. 주인공 루미는 악귀와 싸울 때 조선 왕실의 검, 인검을 휘둘렀다. 이는 호랑이 기운이 나쁜 기운을 막고자 하는 마음을 담아 정성스레 만들었고 왕실에서는 임금과 신하의 도리를 강조하는 용도로 쓰였다. 드라마 속 화려한 전투 장면에 등장하는 검이 사실은 역사적 유물에서 비롯된 상징물이라는 사실이 흥미를 더한다.
사진은 개관 20주년 기념 '창덕궁의 근사한 벽화' 특별전. /사진=김다솜 기자
현재 국립고궁박물관에서는 개관 20주년을 기념해 '창덕궁의 근사한 벽화' 특별전이 열리고 있으니 함께 감상하는 걸 추천한다. 창덕궁 내전을 장식했던 벽화와 초본이 최초로 공개된 특별전에선 쉽게 접할 수 없는 궁궐 내부의 장식미를 엿볼 수 있다.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만난 어린이들은 '전시가 재밌었냐'는 질문에 "검이 멋있어요!" "왕비님 옷이 예뻤어요" "친구들이랑 와서 좋아요" "또 오고 싶어요" 등 환호했다. 아이와 함께 이곳을 찾은 40대 여성 최씨는 "훌륭한 전시를 무료로 볼 수 있어 좋았다. 아이가 '케데헌'에 빠져있어서 데리고 온 건데, 제가 봐도 흥미롭고 인상 깊은 전시였다"고 전했다.
기념품점 '사랑', 팬들의 또 다른 성지
사진은 지난 11일 국립고궁박물관 기념품점 '사랑'을 구경 중인 관람객들의 모습. /사진=김다솜 기자
전시를 본 후에는 기념품점 '사랑'에 들리자. 왕실 문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노트와 액세서리, 조선 백자 문양을 응용한 소품 등이 인기다. 한국 방문을 기념하며 '굿즈'를 구매하는 외국인 관람객이 많았다. 드라마 팬들은 작품 속 장면을 떠올리며 작은 성지순례를 즐길 수 있을 테다.

국립고궁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계기로 궁궐 건축과 궁중 회화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근대미술의 우수한 가치를 국내외에 널리 알릴 수 있기를 기대하며 앞으로도 왕실 유산의 가치 확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케데헌' 같은 글로벌 콘텐츠와 맞닿으면서 외국인과 젊은 세대가 함께 찾는 열린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전통과 현대가 교차하는 특별한 여행을 떠나보는 게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