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산업의 지주사인 AK홀딩스가 태광그룹과 인수 협상 과정에서 임직원의 고용 보장을 최우선 조건으로 제시했다. /사진=애경산업
애경산업의 지주사인 AK홀딩스가 태광그룹과의 인수 협상 과정에서 임직원들의 '고용 승계'를 매각의 최우선 조건으로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수합병(M&A)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대규모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를 사전에 차단하고 조직 안정을 꾀하려는 회사의 의지로 풀이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AK홀딩스는 태광그룹과의 애경산업 인수 협상 과정에서 임직원의 고용 보장을 핵심 원칙으로 내걸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애경산업의 직원 수는 약 950명이다.


앞서 지난 4월 김상준 애경산업 대표는 서울 마포구 본사에서 직원들과 간담회를 열고 "고용 승계를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직접 밝힌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인수 딜(Deal)에서 애경산업이 고용 승계를 최우선으로 한다는 점을 태광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안다"며 "아직 실사 등 최종 조율 단계가 남아있지만 고용 안정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이는 매각 이후에도 회사의 근간인 인적 자산을 보호하고 사업의 연속성을 안정적으로 이어가겠다는 애경산업 측의 입장이 반영된 결과다.


업계에서는 태광그룹 역시 이 조건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태광그룹이 뷰티·생활용품 분야에 처음으로 진출하는 만큼, 애경산업이 축적해 온 사업 노하우와 인력의 전문성을 존중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다만 고용승계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원칙으로 향후 임원진의 변동 가능성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광그룹과 애경 측은 올해 안에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 8일 태광산업과 티투프라이빗에쿼티(PE), 유안타인베스트먼트로 구성된 컨소시엄은 애경산업 경영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컨소시엄은 AK홀딩스 등이 보유한 애경산업 지분 약 63%를 인수할 예정이다. 매각 금액은 4000억원대 후반으로 추정된다. 컨소시엄은 연내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거래를 완료할 계획이다. 매각 주관사는 삼정KPMG다.

애경산업의 올해 상반기 실적은 매출 3224억원, 영업이익 1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9%, 49.3%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