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기상캐스터 고 오요안나가 지난 15일 사망 1주기를 맞은 가운데 MBC가 프리랜서 기상캐스터 제도를 폐지했다. 유족 측은 MBC의 조치와 관련해 남은 동료마저 해고하는 안이라며 반발했다. /사진=오요안나 인스타그램
MBC 기상캐스터 오요안나가 사망한 지 1년이 되는 날 MBC가 기상캐스터 제도를 폐지하는 방안을 발표하자 유족과 시민단체 등이 "고인을 두 번 죽이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지난 15일 MBC는 "프리랜서 기상캐스터 제도를 폐지하고, 기상기후 전문가 제도를 도입해 정규직으로 채용하기로 했다"며 "연말 또는 내년 초 일반 공개채용을 통해 선발하며, 기존 프리랜서 기상캐스터들도 지원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제도 개편은 고 오요안나 MBC 기상캐스터의 1주기에 맞춰 발표됐다. 오 캐스터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고통을 호소하다 지난해 9월 세상을 떠났다. 고용노동부는 특별근로감독에서 그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는 아니라고 판단하면서도, MBC 내부에서 괴롭힘을 당했던 사실은 인정했다.

MBC는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족께 위로를 전한다"며 "민사소송 당사자 간 합의가 이뤄지면 진상조사위원회 조사 결과를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유족과 시민단체 등은 "MBC 발표는 고 오요안나 캐스터의 노동자성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다는 뜻"이라며 "어머니가 제2의 오요안나를 막기 위해 기상캐스터 정규직화를 위해 단식했는데, 단식의 결과가 오요안나의 동료들을 MBC에서 잘리게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더구나 오늘 안형준 사장과 MBC 사측이 농성장을 방문했을 때 한 마디도 꺼내지 않다가 시민사회단체가 추모제를 여는 시간에 맞춰 보도자료를 냈는데 이는 유족과 시민사회를 철저히 무시하고 기만하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 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