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정완규 여신협회장과 여전사CEO들이 16일 서울 중구 여신금융협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여신전문금융업권 CEO 간담회에 참석한 모습 /사진=정병혁
카드사를 회원사로 거느린 여신금융협회 차기 회장 선출 절차가 금융당국의 조직개편 혼란과 업계 해킹사고 등이 겹치며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정완규 여신금융협회장의 임기 만료가 20일도 채 남지 않았지만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구성조차 착수하지 못한 상태다.

1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여신협회는 제14대 협회장 인선을 위한 이사회 개최 및 회추위 구성 계획을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 협회 관계자는 "금융당국 내부 이슈가 많은 상황이고 카드업계도 롯데카드 해킹 사고 등으로 불안정한 국면을 겪고 있어 지금은 급하게 추진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차기 여신협회장 선출 절차는 당초 예상보다 상당히 늦어지고 있다. 정 회장의 임기는 10월 5일 종료된다. 관례대로라면 임기 만료 두 달 전인 8월께 회추위가 출범해 후보 공모·심사에 들어갔어야 하지만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개편·분리 논란 등이 맞물리며 시기가 계속 밀렸다. 최근 들어서도 당국과 업계 모두 현안 대응에 매달리면서 협회장 교체 논의는 우선순위에서 밀린 상태다.

다만 협회 내규상 신임 회장이 선출되지 않아도 업무 공백은 발생하지 않는다. 현직 회장이 후임 선임 시점까지 자동으로 직무를 이어가는 규정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과거에도 김주현 전 금융위원장이 여신협회장 재임 당시 임기 만료 후 일정 기간 직무를 수행한 전례가 있다.

차기 후보군은 여전히 관료·민간·학계 출신 인사가 고르게 거론된다. 관료 출신으로는 서태종 전 한국금융연수원장과 김근익 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민간에서는 이동철 전 KB금융지주 부회장·우상현 비씨카드 부사장이 후보군에 오르며 학계에서는 김상봉 한성대 교수가 출마 의지를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에도 관료 출신이 유력하다는 관측과 함께 업권 이해도가 높은 민간·학계 인물에게 기회가 돌아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공존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관 출신 협회장은 금융당국과 가교 역할은 해왔지만 업계 현안을 정책에 반영하는 데 성과가 부족했다"며 "규제·디지털 전환 등 과제를 안고 있는 만큼 업계를 깊이 이해하는 인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