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말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제46차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베트남, 싱가폴, 말레이시아 3국은 해저 HVDC 케이블 기반의 전력 인프라 구축에 공식 합의했다.
초기에는 약 1.2GW 규모 전력 수출을 목표로 하며, 이를 위해 단방향 약 1000km, 왕복 총 2000km에 달하는 해저 케이블이 포설된다. 국내에서 추진 중인 서해안 HVDC 에너지 고속도로(약 350km)의 3배 규모다. 수십조원대 사업비 중 절반 이상이 케이블 제작과 시공에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합의는 베트남의 PTSC, 말레이시아의 TNB·Petronas, 싱가포르의 Sembcorp Utilities 간 공동개발협약(JDA)을 통해 구체화됐다. 세 기관은 타당성 조사와 설계를 거쳐 단계적으로 상업 운전을 준비할 계획이다. 2033년 상업 운전 돌입을 목표로 한다.
LS에코에너지는 이번 프로젝트의 최전선에 있다. 이미 베트남 PTSC와 협력 관계를 맺고 있으며, 지난달에는 베트남 푸미항 인근에 합작 케이블 공장 설립을 위한 JDA를 체결했다.
금융투자업계 역시 LS에코에너지의 성장세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SK증권은 지난 12일 보고서를 내고 목표 주가를 기존 4만4000원에서 4만8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아세안 HVDC가 계획대로 순항하는 가운데 전력·통신 케이블과 희토류 사업이 기업가치를 높여줄 거란 분석이다.
미국에 통신케이블을 수출하는 LS에코에너지가 수혜를 누릴 수 있는 부분이다. 나민식 SK증권 연구원은 "미국 통신장비, 케이블 업체들 매출액 성장이 가속화되고 있는데, 시차를 두고 LS에코에너지 역시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희토류는 미·중 자원안보 전쟁 덕에 사업 가치가 재평가된다. 특히 중국 외 생산지와 생산업체가 주목받고 있다. 미국 희토류 채굴업체 MP가 대표적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 7월 MP에 4억달러(약 5500억원)어치 MP 우선주 15% 인수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미국의 적극적인 행보 덕에 베트남산 희토류도 각광받고 있다. 희토류 매장량은 2023년 기준 1억1582만톤인데 중국(4400만톤, 38%)이 가장 많고 베트남이 2200만톤으로 세계 2위(19%)다.
베트남 희토류 매매(트레이더) 및 정제 역할을 LS에코에너지가 담당하는 만큼 관련 역할 역시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사업 초기에는 구매 물량을 국내 영구자석 업체에 판매하는 트레이딩만 하지만, 중장기적으론 영구자석을 직접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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