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한 카페가 10년 동안 진행된 글로벌 기업 스타벅스와의 상표권 분쟁에서 이겼다. 사진은 (왼쪽) 파키스타 카페 '사타르 벅시' 로고와 스타벅스 로고의 모습. /사진=사타르 벅시, 스타벅스 홈페이지 캡처
파키스탄 한 카페가 글로벌 기업 스타벅스와의 상표권 분쟁에서 승리했다.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각) 인도 매체 NDTV에 따르면 파키스탄 카라치 '사타르 벅시' 카페가 스타벅스와의 10년째 진행되던 소송에서 이겼다.


'사타르 벅시'는 2013년 리즈완 아흐메드와 아드난 유수프가 창업한 카페로 파키스탄 고유문화와 유쾌한 이미지를 내세운 곳이다. 초록 원 안에 콧수염 난 남성 얼굴을 그린 로고는 스타벅스의 인어를 떠올리게 했고 '사타르 벅시'라는 이름 역시 발음상 '스타벅스'와 비슷하다.

스타벅스는 당시 파키스탄에 매장도 없었지만 '사타르 벅시' 이름과 로고가 소비자 혼동을 일으키고 상표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며 상표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창업자들은 "'사타르'는 흔한 파키스탄 남성 이름이고 '벅시'는 우르두어로 '주는 사람'을 뜻한다"며 모방이 아닌 패러디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해당 명칭은 500년 전 아랍 문헌에도 등장한다며 역사적 정당성을 강조했다.

특히 윗빵을 올리지 않고 내놓는 '베샤람 버거', 인도-파키스탄 국경선을 토핑으로 표현한 'LOC 피자' 등은 '사타르 벅시' 창업자 유머 감각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10년 동안 이어진 긴 법정 공방 끝에 파키스탄 법원은 '사타르 벅시'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해당 로고와 이름이 '패러디적 성격의 지역 문화 표현'이라며 "스타벅스와 직접적 혼동을 일으킬 정도로 유사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에 '사타르 벅시'는 계속 영업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