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화재의 지난달 신용대출금리가 유일하게 10%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사진=흥국화재
최근 이재명 정부가 중·저신용자들에 대한 고금리 부담을 해소하라고 연일 지시하고 있는 가운데 흥국화재가 8대 보험사 중 유일하게 신용대출금리 10%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손해·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흥국화재의 신용대출금리는 10.38%로 전월 대비 0.41%포인트(p), 전년대비 1.37%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대출을 취급하는 8대 보험사(삼성·흥국화재, KB손보, 삼성·한화·교보·흥국·미래에셋생명) 중 10%대를 기록한 것은 흥국화재가 유일하다. 지난달 흥국화재의 신용대출 금리는 8대 보험사 중에서 가장 높은 수치이기도 하다. 흥국화재에 이어 교보생명(9.79%), 미래에셋생명(9.47%), 한화생명(8.89%) 등 순이었다.

올 8월 신용대출금리가 7월보다 오른 곳은 흥국화재를 포함해 KB손보, 미래에셋생명 등 3곳이다. KB손보는 전월 대비 0.33%p 오른 8.34%, 미래에셋생명은 0.06%p 상승한 9.47%였다.

삼성화재는 전월 대비 0.04%p 하락한 8.38%였으며 삼성생명은 0.1%p 하락한 8.45%, 한화생명은 0.1%p 떨어진 8.89%, 교보생명은 0.1%p 하락한 9.79%를 기록했다. 흥국생명 경우 전월과 동일한 8.76%를 기록했다.



./그래픽=머니S 강지호 기자
신용대출은 보험사가 취급하는 대출 이자 수입원 중 하나다.

보험사 신용대출은 급전이 필요한 고객에게 유용할 수 있지만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보험사는 금융채, 국고채,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코픽스), 신잔액코픽스 등 회사별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금리를 산출한다.

은행권은 기준금리가 변동될 때 빠르게 대출 금리에 반영하는 반면 보험사는 공시이율, 회사채 금리, 국고채 금리 등 여러 지표를 기준금리로 삼는다. 특히 공시이율은 시중금리를 반영하지만 변동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려 금리 조정이 지연되는 경향이 있다.

통상적으로 보험업계에서 생보사가 취급하는 가계대출(신용·보험계약대출) 비중은 70%, 손보사가 취급하는 비중은 30%로 추산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1분기 흥국화재의 대출채권 잔액은 2조111억54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9% 감소한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신용대출을 취급하는 8대 보험사 중 가장 적은 규모다. 흥국화재가 줄어든 대출 이자 수익을 메우기 위해 대출금리를 올렸다는 보험업계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올해 6월 출범한 이재명 정부는 연일 금융권에 상생금융을 강조하며 이자장사를 지양하라고 지시하는 중이다.

최근엔 지방은행들에 대해 대출 이자 인하를 지시하는 등 금융권의 금리 인하를 주문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 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10%대 금리는 이례적"이라며 "9월 금리 동향을 통해 정부의 목소리가 보험권에 먹혔는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