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려면 '수출 다변화'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사진은 지난 7월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제1회 방위산업의 날 토론회에 참석했던 이재명 대통령.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뉴시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등 불안정한 국제 정세가 지속되면서 각 나라의 국방비 지출이 늘고 방위산업의 중요성도 부각되고 있다.

이른바 'K방산'으로 불리는 한국 방산업체들은 이 같은 추세에 유럽·중동 등에 주력 무기를 수출하며 영역을 확장하고 있지만 중장기적 사업안정성 확보를 위해선 수출처 다변화를 통해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지속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부도 K방산 수출 증가세 지속을 위한 수출국·수출품목 다변화 전략 마련에 착수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방위사업청(방사청)은 '지속 가능한 방산 수출 기반 마련을 위한 수출 품목 다변화 방안' 연구용역을 발주했으며 연구 기간은 계약일로부터 3개월이다.

방사청은 수출 상당 부분이 특정 국가에 집중되고 수출 품목도 자주포, 전차, 전투기 등 일부 무기체계에 편중되는 등 K방산의 분명한 한계점을 인식하고 있다.


정부가 내세운 글로벌 방산 수출 4대 강국 도약을 위해서는 수출 품목 다변화를 통한 지속 가능한 방산 수출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는 게 이번 연구의 배경이다.

방사청은 이번 연구를 통해 ▲국내 방위산업의 수출 품목 및 국가 분석 ▲주요 방산 수출 선진국 또는 타 분야의 수출 품목 다변화 사례 분석 ▲수출 제품 형태별 다변화 방안 ▲관련 법·제도 개선 방안 등을 도출할 계획이다.

수출 품목 다변화를 위해선 ▲수출 제품 형태별 다변화 방안 ▲무기체계 분야별 수출 품목 다변화 방안 등을 집중 연구할 방침이다.

K방산의 수출처 다변화가 절실한 이유는 수치에서도 나타난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최근 5년(2020~2024년) 동안 K방산 수출 대상국은 ▲폴란드 46% ▲필리핀 14% ▲인도 7%다.

러시아와 맞닿아 있어 국방비 지출을 늘리고 있는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최전선 폴란드가 K방산 수출의 전체의 절반을 차지해 나머지 나라와는 격차가 크다.

국내 대표 방산업체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LIG넥스원, (KAI)한국항공우주산업, 현대로템 등은 K9 자주포·천무·레드백·FA-50·K2전차·대공유도무기 등 각 사의 대표 무기 라인업을 통해 공략 영역을 넓히고 있다. 다만 특정 국가·지역에 의존할 경우 지속적인 사업 안정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대외적으로 돋보이고 있는 K방산 수출액이 정체된 점도 이번 연구의 또 다른 배경으로 꼽힌다.

한국의 해외 방산 수주액은 과거 연간 20억~30억 달러(약 2조8000억~4조 2000억 원)에서 2021년 70억 달러(약 9조8000억 원)를 돌파했고 2022년 170억 달러(약 23조8000억 원)를 기록한 후 매년 감소세다. 2023년에는 135억 달러(약 18조9000억 원), 2024년 100억 달러(약 14조 원)로 줄었다.

김형진 나이스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선임연구원은 "수출국 다변화 수준이 미흡하면 수출대상국의 정책 방향 전환 과 정권 교체 등에 따라 수출 규모가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이는 국내 방산의 중장기적인 해외수주 지속 가능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판단되는 만큼 중장기적인 사업안정성과 경쟁력 강화 계획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