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서울한옥위크'가 다음 달 5일까지 열린다. 사진은 휴식을 즐기는 관람객들의 모습. /사진=김다솜 기자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인기가 한몫 했을까. 요즘 한옥과 전통 공간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 흐름을 이어 다음달 5일까지 서울 북촌과 서촌 일대에서 '2025 서울한옥위크'가 열린다.
축제가 열린 북촌 골목은 한옥의 멋을 직접 보고 즐기려는 내국인과 외국인으로 북적였다. 기와지붕 아래 고즈넉한 정원은 관람객을 끌어들였고, 오래된 마루와 정원 속 바람은 잠시 머물고 싶게 만들었다. 기자 역시 그 분위기에 이끌려 지난 26일 현장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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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 한옥에서 만나는 '정원의 언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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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북촌한옥청 마초의 사춘기 '공존' 전시. /사진=김다솜 기자
'2025 서울한옥위크'의 주제는 '정원의 언어들'이다. 지난해 3만5000여명이 찾은 이 행사는 올해 북촌의 대표 축제인 '북촌의 날'과도 연계돼 지역 전통을 더욱 풍성하게 보여준다. 강연·마을 여행·전통차 체험·음악회 등 50여 개의 프로그램으로 채워졌다.
사진은 배렴가옥 로우핸드 테라리움 '관조' 전시. /사진=김다솜 기자
북촌과 서촌 일대 공공한옥 7곳에서는 조경·테라리움·사진 분야 작가 10인이 흙, 돌, 물, 식물로 재해석한 '정원의 언어들' 전시가 열리고 있다. 작품의 수가 많진 않았지만, 오히려 여백 덕분에 한옥 구조가 더 선명하게 드러났다. 관람객들은 발걸음을 늦추며 한옥이 품은 공간의 결을 함께 느꼈다. 한복을 차려입은 외국인 관광객, 어린아이 손을 잡은 가족, 삼삼오오 모인 학생들 등 모두가 한옥에 관심을 보이며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그들의 표정은 축제의 또 다른 풍경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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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을 잇는 이야기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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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북촌 산책길 전경. /사진=김다솜 기자
한옥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다. 사람과 이야기를 이어주는 힘, 지금의 계절을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배경이었다. 한옥과 현대 건물이 공존하는 북촌 산책길을 걷다 보면 마루에서 잠시 쉬어가는 순간조차 오래도록 기억될 장면이 된다. 새 소리, 바람 그리고 사람들의 웃음이 이곳을 특별하게 만든다.
다음달 5일까지 이어지는 '2025 서울한옥위크'에선 전시뿐만 아니라 정원식물 가꾸기, 북토크, 도보 여행 등의 강연도 열린다. '나만의 한옥 모형 만들기' '가을나무 앱체액자 만들기' '한국차 맛보기' '미니 호족반 만들기' '전통주 살롱' '업사이클 커피박 공예' '한옥 한방 체험' 등 다양한 체험 행사도 열린다. 주말엔 한옥 음악회, 그룹 하모예 콘서트, 현대무용 공연, 강담 신파극, 강강수월래 등을 즐길 수 있다.
사진은 북촌을 즐기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모습. /사진=김다솜 기자
다만 북촌과 서촌은 실제 주민들의 생활공간인 만큼 관람객의 배려가 필요하다. 조용히 걷고 생활 공간을 존중하는 태도가 이곳의 진짜 매력을 더욱 빛나게 한다.
최진석 서울시 주택실장은 "올해 '케데헌'을 통해 더욱 주목받고 있는 서울한옥 주거문화 K리빙에 대한 세계시민들의 관심이 더없이 반갑다"며 "우리네 이웃들이 살아가는 삶의 현장으로서 가치 있는 북촌과 서촌의 매력이 이어질 수 있도록 서울한옥위크를 찾는 방문자들에게 배려의 마음을 담은 정숙 관람을 당부드린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