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 레펀스가 PBA 두 번째 우승을 차지한 소감을 전했다. 사진은 지난 6일 경기 고양킨텍스 PBA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6시즌 5차 투어 크라운해태 PBA-LPBA 챔피언십 한가위 PBA 결승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레펀스의 모습. /사진=프로당구협회(PBA) 제공
"나만의 세레머니로 발전한 것 같다."

에디 레펀스(벨기에·SK렌터카)가 4년 만에 PBA 두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후 당구대로 폴짝 튀어 올랐다.


레펀스는 지난 6일 경기 고양킨텍스 PBA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6시즌 5차 투어 크라운해태 PBA-LPBA 챔피언십 한가위 PBA 결승전에서 조재호(NH농협카드)를 풀세트 접전 끝에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2021-22시즌 3차 투어(휴온스 챔피언십) 이후 우승이 없던 레펀스는 약 4년 만에 감격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레펀스는 우승 소감으로 "오늘 승리는 정말 최고였다"라며 "당구는 상대뿐만 아니라 나 자신과의 싸움이다. 오늘 스스로와의 싸움을 이겨냈다고 생각한다"고 기뻐했다. 1·2세트를 내리 패한 후 심정을 묻자 "준결승까지 좋은 경기를 펼쳤는데 결승전 시작이 좋지 않았다. 3세트 0-9로 밀릴 땐 굉장히 당황스러웠고 '침착해야지'라고 생각했다"며 "그 이후 집중력을 한순간도 잃지 않았다. 오늘 최고의 경기를 보여주진 못했지만 나의 경기를 했던 것 같다"라고 답했다.
에디 레펀스가 우승 직후 당구대로 폴짝 튀어 오른 이유를 설명했다. 사진은 지난 6일 경기 고양킨텍스 PBA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6시즌 5차 투어 크라운해태 PBA-LPBA 챔피언십 한가위 PBA 결승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레펀스가 당구대로 튀어 오르는 모습. /사진=프로당구협회(PBA) 제공
레펀스는 예상외로 부진했던 결승전 경기력에 대해 "보통 아침에 일어나면 밤까지 자지 않는다. 오늘은 준결승을 끝내고 1시간 정도 낮잠을 잤는데 그때 루틴이 깨졌던 것 같다"며 "앞으로 다시는 낮잠을 자지 않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컨디션 관리의 비결을 묻자 "가장 중요한 건 운동이다. 헬스장도 다니고 러닝도 뛰며 꾸준한 루틴을 유지 중이다"라며 "몸이 건강해야 맑은 정신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레펀스는 우승을 확정한 순간 당구대로 폴짝 튀어 올랐다. 세레머니의 의미를 묻자 "사실 특별한 의미가 있진 않다. 첫 번째 우승 후에 했던 세레머니인데 지인들이 다시 우승하면 꼭 해달라고 해서 했다"고 웃었다.
에디 레펀스가 PBA 두 번째 우승을 차지한 후 아내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사진은 지난 6일 경기 고양킨텍스 PBA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6시즌 5차 투어 크라운해태 PBA-LPBA 챔피언십 한가위 PBA 결승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레펀스가 기자회견 중인 모습. /사진=프로당구협회(PBA) 제공
레펀스는 트로피를 들어 올린 후 북받쳐오는 감정을 참았다. 이유를 묻자 "먼저 스스로와의 싸움을 이겨냈다는 것에서 감정이 벅차올랐다. 또 고국에서 응원하고 있을 아내 생각에 눈물이 차올랐다"며 "딸아이 생일이 있어 이번 투어를 함께하지 못했지만 아내는 늘 나를 따라와 주고 내조해준다. 아내가 지켜보고 있을 걸 생각하니 조금 감정이 올라왔던 것 같다"고 답했다. 인터뷰를 마친 후 레펀스는 아내와 영상통화 중 참았던 눈물을 찔끔 흘리기도 했다.
에디 레펀스가 PBA 두 번째 우승을 차지한 소감을 전했다. 사진은 지난 6일 경기 고양킨텍스 PBA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6시즌 5차 투어 크라운해태 PBA-LPBA 챔피언십 한가위 PBA 결승전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조재호(오른쪽)와 우승자 에디 레펀스의 모습. /사진=프로당구협회(PBA) 제공
아쉬운 준우승을 차지한 조재호는 "예선전부터 시합을 너무 힘들게 해서 결승까지 올라올 줄 몰랐다. 한 게임 한 게임 살아나 보자 했는데 어떻게 결승전까지 왔다"며 "우승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조금 아쉽다. 그래도 올해 두 번이나 결승에 올라서 절반의 만족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승전 부진에 대해선 "테이블 컨디션 때문에 조금 어려웠다. 맞춰서 치는 게 선수들의 몫이지만 힘들었다"며 "저도 레펜스 선수도 조금 어려웠던 것 같다. 우리의 기량이 이 정도는 아닌데 경기를 너무 힘들게 경기를 하니까 시청자분들이랑 현장에 와주신 팬분들에게 미안했다"고 아쉬워했다.

조재호는 최근 세 번의 결승전에서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이에 대해 "두드리다 보면 열릴 것이다. 당연히 우승하고 싶지만 4강만 가도 행복하다"며 "이번 대회는 포기하지 않고 매 경기 최선을 다한 것 같아 스스로 대견하다고 생각한다. 다음번엔 오늘의 준우승을 경험 삼아 마지막까지 꼭 해내겠다"고 다짐했다.

결승전 일정에 대한 아쉬움도 토로했다. 조재호는 "(준결승 후)두 시간도 못 쉬고 시합했다"며 "이 자리를 빌려 관계자분들께 건의하고 싶은데 우리도 (LPBA처럼) 하루에 한 경기 뛰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처럼 두 경기 모두 풀세트로 뛰면 진짜 너무 힘들다"며 "하루 한 경기로 진행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덧붙였다.

7세트 아쉬운 패배에 대해선 "(6세트를 마치고) 화장실을 열심히 뛰어갔다 왔는데 숨 고르기가 제대로 안 됐다"며 "좋은 경기를 보여주는 것이 목적이라고 생각한다. 룰을 조금 개선했으면 좋겠다"고 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