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5호선 열차 안에서 불을 지른 혐의로 기소된 60대 남성이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사진은 지난 달 31일 오전 8시42분쯤 60대 남성 원 모 씨가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과 마포역 간 터널 구간을 달리는 열차에 불을 지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서울남부지검 제공)
이혼 소송 결과에 대한 불만으로 서울 지하철 5호선 열차 안에서 불을 지른 혐의로 기소된 60대 남성이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14일 뉴시스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5부(부장판사 양환승)는 이날 오전 살인미수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원모씨(67)에게 징역 12년과 보호관찰 명령 3년을 선고했다. 또 원씨에 대해 인화성 물질 소지 금지, 보호관찰소에서 지시하는 프로그램 이행 등의 준수사항을 부과했다. 다만 검찰이 재판부에 요청했던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은 기각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이혼소송 결과에 대한 개인적 불만을 이유로 전동차 내에 불을 질러 승객을 다치게 하고 공포에 떨게 했다. 죄질이 매우 좋지 않고 비난 가능성도 높다"면서 "피고인의 범행으로 대중교통 이용 안전에 대한 신뢰가 저해됐고 불안감이 계속됐다. 극히 일부 피해자를 제외하면 피해 복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확정적인 살해 고의를 가지고 범행을 저지른 것은 아니었던 점과 동종 범죄 전력이나 최근 형사처벌을 받은 적이 없던 것을 유리한 양형 요소로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원씨는 지난 5월31일 오전 8시42분쯤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마포역 사이 구간을 지나던 열차 안에서 휘발유 3.6ℓ(리터)를 붓고 불을 질러 자신을 포함한 탑승객 160명을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쳤다. 원씨는 이혼소송 중 재산분할 결과에 대한 불만을 품고 이를 공론화하기 위해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범행을 벌였다.

이 화재로 원씨를 포함한 23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됐고 129명이 현장에서 응급 처치를 받았다. 또 열차 1량이 일부 소실되는 등 3억원 이상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앞서 지난 6월 말 서울교통공사는 원씨에 대해 1억8400만원 상당의 가압류 신청 및 손해배상 소송을 서울동부지법에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