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엔진 부품 공급하는 우주 기업 비츠로넥스텍에 세 가지 의문이 검증 핵심으로 떠오른다. 사진은 비츠로넥스텍이 참여한 누리호 모습./사진=우주항공청
누리호 엔진 부품 공급하는 우주 기업 비츠로넥스텍에 세 가지 의문이 검증 핵심으로 떠오른다. 오너 친화 지배구조와 고평가 우려를 비롯해 교보증권과의 불투명한 관계 등이다.

19일 비츠로넥스텍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희망 공모가 5900~6900원으로 260억~304억원을 모은다는 계획이다. 이달 31일~다음달 6일 수요예측하고 11~12일 청약한다.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교보증권도 인수회사로 참여했다.


비츠로넥스텍은 누리호 엔진 부품을 공급하는 우주 기업이다. 2016년 비츠로테크 특수사업부에서 물적 분할로 설립했다. 액체로켓 엔진을 전문적으로 개발·제조하는 국내 기업은 비츠로넥스텍이 유일하다. 우주 항공 외에도 ▲핵융합 ▲가속기 ▲플라즈마 등 첨단과학 응용 사업을 한다.
강점(Strength)
최대 강점으로는 다수 정부 사업에 참여한 이력이 꼽힌다. 비츠로넥스텍은 우주항공과 플라즈마 부문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산업통상자원부·국토교통부 등과 14개 사업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비츠로넥스텍이 수령한 정부 지원금은 517억8700만원에 달한다.

정부 주도로 발전해온 우주 항공업 특성상 정부 대상 네트워크가 대외 신뢰도 등에 민감하게 작용한다. 정부는 내년에도 우주 항공 관련 예산을 15% 증액한 1조1131억원으로 잡았다.

공모 구조로 보면 상장 초반 유통 가능 물량이 적어 오버행 우려가 제한적이다. 거래 가능 물량은 ▲상장일 24.12% ▲3개월 뒤 24.57% ▲1년 뒤 25.61% ▲2년 뒤 30.98% ▲ 3년 뒤 100% 등이다. 상장 당일 30% 중반대가 풀리는 일반적인 코스닥 상장사에 비하면 2년 뒤까지도 대량 매도에 따른 주가 하락 가능성이 적은 셈이다.
약점(Weakness)
기술특례상장 기업인데도 기술성과 성장성 입증 부족이 약점으로 지목된다. 비츠로넥스텍 매출은 2022년 전년동기 대비 30.17% 급감한 328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에는 455억원으로 늘었다가 지난해 다시 303억원으로 급감했다. 2022년보다 역성장한 것이다.


기술성 평가도 A등급 1개와 BBB등급 1개로 특례상장 최소 요건만 맞춰 비교적 박하게 받았다. BBB를 준 기관은 "시장·사업적 측면에서 큰 성장 잠재력을 지녔다고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해당 기관은 "산업 특성상 완전 상용화까지는 많은 기술적 도전과 과제가 있다"며 "해외 선도기업 실증 사례나 상용화 수준을 극복하려면 원가와 성능에서 추가적 상용 발사와 실증 사례를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비츠로넥스텍 핵심 기술부터 러시아나 우크라이나 기술 협력으로 이전받아 내재화한 것이다.

또 "핵심 특허 권리 범위가 다소 협소하다"며 "우주 발사체는 군사적 응용 가능성도 있어 수출 통제 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사업 영역인 핵융합 분야에도 "삼중수소와 같은 방사성 물질 접촉으로 환경·안전 관련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며 "수익성 저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A등급을 준 기관도 "시장 후발주자로 개별 프로젝트 기반 수주사업 성격으로 인해 기업이윤 폭이 제한적"이라며 "수익성 증가를 확신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지배구조도 취약점이다. 비츠로넥스텍은 주주보다는 오너 친화적 구조다. 비트로테크와 비츠로아이씨티 등 장순상 회장이 이끄는 비츠로그룹이 상장 뒤 74.39% 지분을 갖는다. 한국거래소 상장 요건 마지노선인 75% 선을 꽉 채운 셈이다. 2대 주주는 교보액시스 조합(9.97%)이고 나머지 15.18%가 공모 주주다.

이렇게 그룹사 지분이 높으면 비츠로넥스텍 이익보다 계열사나 오너 일가에 유리한 경영 판단을 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는 중복상장 지양 등 증시 지배구조 선진화를 추진하는 정부와 금융당국 밸류업 방향성과도 정반대다.
기회(Opportunity)
사진은 비츠로넥스텍 플라즈마 열분해 자원화기기로 생산한 유기비료를 활용해 가꾼 정신여자고등학교 텃밭./사진=비츠로넥스텍
높은 산업적 불확실성만큼 성장성은 열려 있다는 해석도 있다. 우주 산업은 국가 주도에서 민간 개방으로 흐르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스페이스X가 대표적이다.

이에 급격한 산업 성장 전망이 나온다. 2022년 세계 우주 경제 규모는 약 4640억달러(약 659조1120억원)으로 2032년에는 821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추진체 시장으로 좁히면 ▲2021년 57억달러 ▲2022년 87억달러 ▲2023년 106억달러로 추산된다. 2028년까지는 연평균 11.3% 성장해 181억달러로 확대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국내에서도 정부 차세대 발사체 개발사업 본격화에 따라 효율 개선 발사체를 개발할 예정이다. 추진체 시장도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요인이다. 다른 주요 사업인 글로벌 핵융합 에너지 시장 역시 2023년 3012억달러에서 연평균 7.4% 성장해 2030년 4965억 달러로 증가할 전망이다. 비츠로넥스텍은 이외 플라즈마 탄화기와 입자가속기 등 사업군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위협(Threat)
경영 판단과 가치 평가에는 불확실성이 높은 편이다. 비츠로넥스텍은 매출원가를 크게 올려 잡고 판매관리비를 낮추면서 지난 15일 증권신고서를 정정해 상장 일정을 미뤘다. 신고서 정정에도 상장 일정을 고수하는 사례가 더 많아 시장에서는 중요 정보 변동으로 해석한다. 비츠로넥스텍 관계자는 "추정한 비용 합계 측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며 "금융감독원 측에 보고하고 협의해서 수정한 것"이라고 했다.

교보증권과 관련한 경영 판단도 배경이 불분명하다. 비츠로넥스텍 상장은 NH투자증권이 주관한다. 그런데 인수 수수료는 교보증권과 나눈다. 대형사인 NH투자증권이 중소형사인 교보증권보다 투자자 모집 역량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데도 교보증권이 주관 업무를 하지 않고도 수수료를 받는 것이다.

교보증권은 비츠로넥스텍 2대 주주인 교보액시스 조합 지분을 11.82% 보유한 무한책임 사원이다. 무한책임 사원은 조합에서 손실이 발생했을 때 투자금 이상으로 책임을 지는 파트너로 투자 결정에도 관여한다. 교보증권이 투자 대가 일환으로 인수회사를 맡았다면 이는 주주 간 계약에 해당할 수 있다.

비츠로넥스텍은 자사 주주인 교보증권이 주관사가 아닌데도 인수회사로 선정한 배경을 신고서에 기재하지 않았다. 비츠로넥스텍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교보증권은 자사 주주로 참여해 회사 내용을 잘 알고 있어 청약 증권사로 추가했다"고 했다. 교보증권은 해당 조합 지분을 상반기 말 9.43%에서 늘렸다. 해당 조합이 주을 상장 당일 매도할 수 있는 점까지 고려하면 엑시트 가능성이 커진다.

가치평가 역시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비츠로넥스텍은 상장 예비 심사에서 경쟁 기업으로 기재했던 코스닥 상장사 다원시스를 유사 기업에서 제외했다. 실제 선정한 유사 기업은 한국항공우주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코스피 상위 종목과 뉴욕증시 상장사 2곳이다.

결과적으로 비츠로넥스텍은 자사 주식 상대 가치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보다 2배 가까이 높다고 평가했다. 비츠로넥스텍이 적용한 자사 주가수익비율(PER)은 37.78배이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PER은 19.51배다.

비츠로넥스텍 관계자는 "국내 시장 상장사를 기준으로 100% 유사한 회사를 찾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다원시스는 실질적인 사업적 경쟁관계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실질적 경쟁사나 협력사 여부가 규모 유사성 등 정량 요건보다 유의미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