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어스테크놀로지와 뷰노의 흑자 전환 전략이 주목된다. 사진은 씨어스테크놀로지 실적 추이. /그래픽=강지호 기자
지금껏 투자에 집중했던 국내 의료 AI(인공지능) 기업들이 흑자전환 성과를 내고 있다. 제약사의 영업망을 활용해 수익성을 끌어 올리거나 비주력 사업을 매각하며 포트폴리오를 정리한 게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씨어스테크놀로지는 올 3분기 매출 107억원, 영업이익 24억원을 거둘 전망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988.8% 늘고 흑자 전환될 것이란 관측이다. 올 상반기 의료 AI 기업 중 처음으로 반기 흑자에 성공한 씨어스테크놀로지는 올해부터 매년 연간 흑자 규모를 ▲64억원 ▲160억원 ▲237억원 등으로 키워갈 것으로 기대된다.


씨어스테크놀로지는 대웅제약의 영업망을 활용해 흑자 규모를 키우고 있다. 대웅제약은 씨어스테크놀로지의 주력 서비스인 입원환자모니터링 솔루션 씽큐의 국내 영업을 담당한다. 씨어스테크놀로지는 2023년까지는 의료기관에 직접 제품을 판매하고자 했으나 계획을 바꿔 지난해 2월 대웅제약과 국내 판매계약을 맺었다. 대웅제약의 전국 영업망을 활용해 판로를 확대하겠다는 구상이었다. 대웅제약은 씨어스테크놀로지의 또 다른 주력 서비스인 심전도 검사 솔루션 모비케어 판매도 맡고 있다.

대웅제약과의 협업은 성과 창출로 이어졌다. 씨어스테크놀로지는 대웅제약과 함께 올 상반기 누적 3000병상에 씽크 설치를 완료했다. 올 하반기 들어서는 1만병상 이상을 신규 수주하며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씨어스테크놀로지는 당초 내년까지 3000병상을 확보할 예정이었으나 목표를 조기에 달성하면서 올해에만 1만병상 이상을 구축하기로 계획을 수정했다. 국내 총 병상 수가 약 70만개에 달하는 만큼 씽크 추가 수주 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뷰노, 3분기 흑자전환 전망… 딥카스 성장 기대감도
사진은 뷰노 실적 추이. /그래픽=강지호 기자
씨어스테크놀로지에 이어 뷰노도 흑자 의료 AI 기업 대열에 합류할 전망이다. 뷰노의 올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108억원, 6억5000만원이다. 전년도 같은 기간과 견줬을 때 매출은 56.6% 늘고 흑자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연간 흑자는 내년부터 본격화된다.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를 살펴보면 뷰노의 내년과 후년 영업이익은 각각 56억원, 130억원으로 예상된다. 올해에는 28억원의 적자를 볼 것으로 관측된다.

뷰노는 비주력 사업을 매각하며 수익성을 개선하고 있다. 지난달 의료 AI 플랫폼 기업 마이허브에 골연령 분석 AI 솔루션 '뷰노 메드-본에이지'를 27억원에 양도하기로 한 게 대표 사례다. 지난 3월에는 폐 결절 진단 솔루션 '뷰노 메드 렁 CT'를 코어라인소프트에 넘기기로 했다. 렁 CT 양도가액은 30억원이다. 뷰노는 본에이지와 렁 CT와 같은 진단 분야보다는 예후·예측 솔루션에 회사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뷰노가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는 서비스는 24시간 내 심정지 발생 위험도를 제시하는 '뷰노 메드 딥카스'다. 딥카스는 심정지가 발생하기 전 알림을 통해 의료진의 선제 조치를 이끌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 한국과 유럽, 영국 등에서 허가받았으며 올 하반기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이 기대된다. 딥카스가 FDA 허가 이후 미국 진출에 성공할 경우 뷰노의 실적 개선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정동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뷰노는 수익 대비 비용이 컸던 비핵심 파이프라인 등을 매각하며 사업부 선택과 집중을 실행 중"이라며 "중장기 수익성 유지와 함께 해외 진출 모멘텀 가시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