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은 'RISE 글로벌게임테크TOP3Plus' ETF 상품을 지난 21일 상장했다. 해당 ETF는 대표적인 콘솔 게임기 제작사인 소니와 닌텐도, 마이크로소프트 3개 회사를 TOP3로 지정해 각각 20%씩 투자한다. GTA 시리즈를 만든 락스타게임즈의 모회사 테이크투 인터렉티브와 EA, 로블록스도 종목에 편입했다. 게임 ETF로는 처음으로 엔비디아와 AMD 등 반도체 관련주도 포트폴리오에 담았다.
KB자산운용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콘텐츠와 반도체 하드웨어, 게임 플랫폼이라는 3대 축으로 종목을 구성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게임 기업은 콘텐츠를 만들고 하드웨어 기업은 게임 개발에 필수적인 반도체를 만들며 소니나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PS Plus나 엑스박스 게임 패스 등 게임 비즈니스 플랫폼 구축했기에 이 3대 축의 기업들을 모두 포함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현재 게임 ETF 현실은 만만치 않다. KB운용의 이 ETF를 빼면 현재 국내 게임 ETF는 총 5종이다. ETF들은 종목 구성이 서로 비슷하고 게임 업종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해 최근 코스피의 상승장 속에서도 성장률이 좋지 않았다.
현재 삼성자산운용은 'KODEX 게임산업', 미래에셋자산운용은 'TIGER K게임'과 'TIGER 게임TOP10', NH-Amundi 자산운용은 'HANARO Fn K-게임', 그리고 KB자산운용은 'RISE 게임테마'를 운용하고 있다.
이에 더해 코스피가 상승장을 보인 지난 1개월간 게임 종목은 뒷걸음질했다. 실제로 9월23일부터 10월22일까지 코스피 전체 지수는 11.97% 코스닥은 0.55% 상승했지만 게임 회사들은 하락세를 보였다. 실제로 게임 업계의 주가 지표인 KRX 게임 TOP 10 지수는 같은 기간 726.96포인트에서 671.97포인트까지 떨어져 7.56%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는 소수의 게임 기업의 신작 위주로 돌아가는 업계 현실에 더해 회사별로 실적 전망이 엇갈리기 때문으로 보인다.
강석오 신한증권 연구원은 21일 보고서에서 넷마블은 신작 흥행으로 인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6962억원과 889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6%, 35.8% 상승할 것이라 예측했다. 반면 강 연구원은 크래프톤에 대해서는 앞서 20일 낸 보고서에서 실적이 시장 전망엔 부합하나 향후 성장 부재로 부정적 주가 흐름을 예상했다.
엔씨소프트의 전망도 밝지 않았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신작 아이온2의 흥행 가능성은 있겠지만 이후 신작 부재와 기존 게임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며 "3분기까지 손익분기점 수준에 머물 것"이라 분석했다.
이에 이들 기업을 추종하는 ETF 역시 하락 흐름을 보였다. 한국거래소 기준 1개월간 게임 ETF 5종의 평균 등락률은 –8.67%를 기록했다. ▲KODEX 게임산업 –9.23% ▲TIGER K게임 –7.72% ▲TIGER 게임TOP10 –9.70% ▲RISE 게임테마 –8.01% ▲HANARO Fn K-게임 -8.71%였다.
녹록하지 않은 업계 상황 속에서 새로 게임 ETF를 상장한 것에 대해 KB자산운용 관계자는 "기존에 국내 게임사를 중심으로 한 ETF는 존재했지만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한 상품은 없었다"며 "그래서 차별화를 가지면서 보다 성장성 있는 테마에 집중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게임 ETF의 최근 수익이 좋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국내 업계는 소수의 게임 제작사에 편중된 경우가 많아 각 회사의 신작 출시나 개발 상황에 영향을 많이 받은 게 사실"이라며 "그 때문에 이번 ETF는 단기적인 실적보다는 장기적인 게임 산업의 구조적 성장성을 목표로 했고 종목 구성에서도 게임 회사에 더해 반도체나 플랫폼 등 밸류체인을 함께 담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