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혜자 KB저축은행 대표이사(왼쪽)와 이석태 우리금융저축은행 대표이사./ 사진 = 각 사
올해말 KB·우리금융그룹 계열 저축은행의 대표이사 임기가 만료된다. 두 대표는 2024년 취임 이후 부실 정리와 리스크 관리에 집중해왔지만 실적의 온도차는 뚜렷하다. 올 연말 첫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는 두 사람의 연임 여부에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혜자 KB저축은행 대표와 이석태 우리금융저축은행 대표는 2024년부터 공식 임기를 시작했다. 임기는 2년이다. 통상 금융지주 계열사 대표이사 인사는 '2+1년(2년 기본 + 1년 연장)' 체제로 운영된다. 하지만 실적이나 그룹 전략 방향에 따라 2년 만에 임기가 종료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서 대표는 KB저축은행의 첫 여성 CEO(최고경영자)로 취임 이후 내부통제 강화와 리스크 관리 체계 정비에 집중해왔다. 취임 첫해인 2024년에는 부실에 대비해 충당금을 대거 쌓으면서 11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나 2분기 다시 적자로 돌아서며 상반기 누적 순이익은 9억원에 그쳤다. 대출 부실에 대비한 충당금 적립 부담과 경기 둔화 여파가 겹친 결과다.

다만 건전성 지표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KB저축은행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부실채권 약 150억원을 정리하면서 연체율을 올 1분기 9.51%에서 2분기 8.78%로 낮췄다.

이 대표는 지난해 대규모 손실을 감수하고 부실채권을 털어낸 뒤 올해 뚜렷한 반등세를 만들었다.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에서 전략·기획 업무를 맡았던 그는 취임 직후 '리빌드업 프로젝트(Re-Build Up Project)'를 내세워 체질 개선에 착수했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은 이 대표 취임 첫해인 지난해 859억원의 순손실을 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11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완전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작년에는 부실채권 정리에만 약 900억원이 투입됐지만 올해는 대출 부실로 인한 손실 규모가 30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금융권에서는 두 CEO의 연임 여부가 각 금융그룹의 인사 기조와 맞물려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서 대표는 연속된 적자 속에서도 부실 정리와 건전성 회복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이 대표는 대규모 손실 이후 완전한 흑자 전환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지주계 저축은행은 그룹 소비자금융의 말단이자 리스크 완충 역할을 하는 계열사"라며 "지주 차원의 인사 기조가 '안정 유지'냐 '성과 중심'이냐에 따라 연임 여부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