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사나에 취임 이후 일본 증시가 반등하는 모양새다. 사진은 24일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일본 총리가 도쿄 국회의사당에서 소신표명 연설하는 모습. /사진=로이터
일본의 첫 여성 총리 다카이치 사나에 취임 이후 일본 증시가 랠리하고 있다. 재정 확대와 전략 산업 육성 기조를 기반으로 일본 증시 투심이 상승하면서 사상 최고치인 5만포인트 선을 돌파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24일 일본증시 대표 지수인 니케이225(이하 니케이)는 전 거래일 대비 658.04포인트(1.35%) 오른 4만9299.65에 거래를 종료했다. 이날 니케이는 장 중 최고 4만9435.31까지 오르기도 했다.


다카이치 총리 취임 이후 상승세를 나타내는 니케이는 최근 5만선 돌파 기대감도 나온다. 지난 21일 이후 현재까지 니케이는 0.23% 올랐다. 최근 한 달 동안은 8.36% 올해 들어서는 23.57% 상승했다.

토픽스지수도 상승세다. 24일 토픽스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5.67포인트(0.48%) 오른 3269.45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1일 이후 토픽스 지수는 현재까지 0.64% 올랐다. 최근 한 달 동안은 3.12%, 올해 들어서는 17.39% 급등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선거 과정에서부터 '강한 일본'을 기조로 ▲AI ▲반도체 ▲핵융합 ▲방위산업 등 전략 산업에 대담한 투자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정책 방향에 따라 반도체와 조선, 방산 등이 수혜주로 꼽히며 증시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는 평가다.


일본 방산 대표주인 미쓰비시중공업은 21일 이후 0.31% 올랐다. 최근 한 달 동안은 20.20% 상승했다. 반도체 테스트 장비 업체인 어드반테스트는 최근 한 달 동안 10.19% 상승했다. 잠수함과 함정 건조 전문 업체 미쓰이E&S는 한 달 동안 29.94% 올랐다.

이 외 반도와 방산, 조선 관련주들이 일제히 랠리 하며 해당 종목들의 거래량과 시가총액도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일본 증시에도 자금이 빠르게 몰리고 있다는 평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일에 대한 기대감도 증시 상승을 견인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7일부터 29일까지 일본을 방문해
다카이치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미국과 일본은 방위비 증액과 에너지 및 농산물 협력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일 공조 강화가 가시화되면 방위·조선주를 중심으로 한 정책 수혜 기대감은 한층 커질 전망이다.
시장은 일본 증시 상승세의 지속성에 대해 주목한다. 사진은 한국거래소 전광판에 코스피, 니케이, 대만 가권 지수 등이 표시된 모습. /사진=뉴스1
시장에서는 '다카이치 트레이드'의 지속성에 주목한다. 다카이치 내각의 경기 부양책이 기업의 실적 모멘텀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기대감이 나오는 한편 재정 적자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주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새 내각 출범 이후 일본 증시는 닛케이225가 4만9000선을 처음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며 "방산 및 조선 관련 설비투자 확대, AI 서버용 부품 수요 증가, 완화적 통화정책 유지 등이 동반된 정책 모멘텀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다카이치 내각이 추진하는 감세·지출 확대 중심의 경기부양책은 재정 적자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다. 이는 증시에 중장기적으로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류진이 KB증권 연구원은 "다카이치 내각은 유류세 인하, 전기·가스 요금 지원, 소득세 기본 공제 확대 등의 감세 정책과 함께 방위비 증액, 지자체 대상 교부금 확대 등 지출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한 추가 재원 확보 방안이 부재한 가운데 재정적자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