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전날 공시를 통해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 임상 3상 중간 톱라인 결과를 공개했다. 당뇨병을 동반하지 않은 한국인 448명을 대상으로 투약 40주차 시점을 분석한 결과 기저치 대비 에페글레나타이드 투여군의 체중이 평균 9.75% 줄어든 게 핵심이다. 위약 투여군의 체중이 0.95%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이번 임상에서는 최대 30%에 이르는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인 사례도 나타났다.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5% 이상 체중이 감량된 임상 대상자는 79.42%(위약 14.49%)였으며 10% 이상 감량은 49.46%(위약 6.52%), 15% 이상은 19.86%(위약 2.90%)로 집계됐다. 초고도비만이 아닌 BMI(체질량지수) 30 이하 여성에게서 타 대상자 대비 우수한 효과가 나타났다는 게 한미약품 설명이다.
한미약품은 이번 임상 3상을 토대로 올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에페글레나타이드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제품 출시 목표는 내년 하반기로 예정됐다. 이번 임상 3상은 64주차까지 투약 및 관찰할 예정이나 연내 허가신청 계획을 염두에 두고 40주차 중간 톱라인을 공개하기로 한미약품은 결정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국산 제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재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은 덴마크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 미국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 등 외산 GLP-1 계열 제품이 장악한 상황이다.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가 한국인 대상 임상에서 효과를 입증한 만큼 해당 제품이 국민 비만약으로 자리 잡길 기대하고 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후발주자임에도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점유율을 늘려갈 수 있을 전망이다. 한미약품은 평택 바이오플랜트에서 에페글레나타이드를 생산할 예정이다. 국내에서 직접 생산하는 만큼 물류비 등에서 이점이 있다. 수입약의 고질적인 문제인 공급 부족과 빈번한 품절 사태에도 자유로울 것으로 기대된다. 한미약품 평택 바이오플랜트는 글로벌 스탠다드의 첨단 설비를 갖춰 고품질 의약품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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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 지키고 지방 뺀다… 에페글레나타이드 후속 '주목'━
한미약품은 지난달 미국 식품의약국에 HM17321 임상 1상 진입을 위한 IND(임상시험계획서)를 제출했다.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HM17321 안전성과 내약성, 약동학, 약력학 특성 등을 평가하는 게 골자다. HM17321 상용화 시점은 오는 2031년으로 예정됐다.
삼중작용제 HM15275도 주목받는다. HM15275는 25%에 이르는 위 절제 수술을 능가하는 체중 감량 효과를 지향한다. 신체의 대사 최적화 기전을 바탕으로 근 손실을 최소화해 체중 감량의 질을 높이는 것도 기대할 수 있다. 한미약품은 오는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지난 7월 FDA에 HM15275 임상 2상 진입을 위한 IND를 제출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비만 혁신 신약 개발 프로그램 H.O.P를 통해 체중 감량부터 관리 및 예방까지 아우르는 전 주기적 치료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며 "체중 감량 효과에만 초점을 둔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넘어 환자 맞춤형 치료와 복약 편의성, 체성분 개선 등 질적인 감량을 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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