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인저축은행이 경기 성남시 분당구 상상인저축은행 분당본점 모습./사진=뉴스1
지난 1972년 설립된 상상인저축은행이 53년만에 KBI그룹에 인수된다.

올해 초 건전성 악화로 금융당국의 경영개선권고를 받은 뒤 매각을 추진해 온 끝에 새 주인을 찾은 것이다. 이번 거래로 KBI그룹은 지난 7월 라온저축은행 인수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저축은행을 품으며 금융업 복귀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상상인은 31일 공시를 통해 상상인저축은행 지분 90.01%(주식 1224만1주)를 KBI그룹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매각 금액은 1107억원이며, 잔여 지분 9.99%(136만주)는 상상인이 계속 보유한다.

상상인은 처분 목적에 대해 "금융위원회의 주식 처분 명령 이행 및 투자자금 확보"라고 설명했다.

양사는 이날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주식 처분 예정일은 내년 3월 말이다. 앞으로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거쳐 인수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상상인저축은행은 자산 규모 기준 업계 10위권에 속하는 중견 저축은행이다.

지난 3월 자산 건전성 악화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적기시정조치 1단계인 '경영개선권고'를 받은 바 있다. 이후 최대 주주인 상상인그룹의 대주주 적격성 유지 요건 문제가 불거지며 매각이 추진됐다. 우리금융그룹과 OK저축은행을 보유한 OK금융그룹과 협상이 무산된 뒤 KBI그룹이 새로운 인수자로 나선 것이다.

이번 인수를 통해 KBI그룹은 라온저축은행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저축은행을 확보하게 됐다. KBI그룹은 지난 7월 경북 구미에 위치한 라온저축은행을 인수하며 25년 만에 금융업에 복귀했다. 라온저축은행 역시 지난해 경영 악화로 경영개선권고를 받은 바 있다.

KBI그룹은 전선 및 동소재, 자동차부품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중견 제조기업으로, KBI메탈·KBI코스모링크·KBI동국실업·KB오토텍 등을 주요 계열사로 두고 있다. 이번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통해 금융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제조·금융 간 시너지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KBI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KBI그룹은 올해 2개 저축은행의 경영권 확보를 통해 본격적인 금융업 복귀를 공식화하며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한층 강화하고 계열사 간의 시너지 창출을 도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