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용인시 기흥구에 위치한 현대건설 기술연구원의 '그린스마트 이노베이션센터'는 국내 건설업계의 연구개발(R&D) 선두이자 2014년 준공돼 글로벌 친환경 건축시장을 이끄는 산실의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10월31일 오전 10시 바깥 기온이 10도 안팎까지 낮아져 쌀쌀한 중에도 그린스마트 이노베이션센터 실내로 들어서자 포근한 공기가 느껴졌다.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자체 개발한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은 에너지 사용량을 자동 조절해 최소 에너지로 건물 내부의 온도를 따뜻하게 만든다.
현대건설은 100여개 기술과 약 60건의 지적재산을 건물 전 생애주기(설계-시공-운영)에 적용해 제로에너지 건축물을 구현했다. 옥상에는 태양광 패널이, 지하에는 지열을 활용한 히트펌프 패키지가 설치돼 있다. 에너지저장장치(ESS)도 구축돼 있어 이들 시스템은 BEMS를 통해 통합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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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BEMS' 에너지 효율 높였다━
센터 내 에너지케어하우스에 들어서자 모니터 화면이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실내 에너지 사용량과 효율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이다. 반복되는 연구를 거치고 인공지능(AI)이 결합되며 BEMS는 한층 더 정밀해지고 고도화됐다.
스마트 BEMS는 ▲데이터 수집·정규화 ▲부하·발전·외기(밖의 공기)·요금 예측 ▲냉난방·환기·조명·펌프 제어 ▲지속 커미셔닝·이상 탐지 ▲피드백 학습 총 5단계로 작동한다. 온도·조도·전력 사용량 등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날씨와 거주자 이용 패턴을 예측해 냉난방·조명·환기 설비를 자동 제어한다. 이를 통해 에너지 낭비를 줄이고 설계 대비 운영 효율을 높일 수 있다.
현대건설은 해당 기술을 인천광역시 연수구에 위치한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총 886가구·2019년 입주)에 적용했다. 전기 51%·난방 43%의 절감 효과를 거뒀다. 이 팀장은 "주민 공동시설과 아파트 단지 전반으로 기술을 확대 적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각종 케어시스템도 도입 예정이다. 이 팀장은 "최적의 수면 질을 보장하기 위해 온도, 습도, 조명, 환기를 자동 조절하는 수면 케어시스템을 연구 중"이라며 "현재 일부 게스트하우스에 시범 적용하고 고객들의 피드백을 반영해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메디컬 케어와 운동 케어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을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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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바닥 신기술로 '층간소음 저감 1등급' 인증 획득━
실험시설에서는 층간소음 저감의 성능을 체감해볼 수 있었다. H 사일런트 홈의 완충재와 기존 완충재 위에 물컵을 각각 올려놓고 진동을 일으키자, 기존 완충재의 물컵은 격하게 흔들린 반면 H 사일런트 홈 완충재 위의 물컵은 잔잔한 물결만 일었다.
현대건설은 지난 9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 품질시험인정센터의 바닥충격음 성능등급평가에서 중량충격음 32dB(데시벨), 경량충격음 25dB로 1등급 인증을 획득했다.
그는 "실증-적용-개선을 반복해 기술을 고도화하고 사후확인제도(성능검증제도) 대응형 솔루션을 구축해 아파트 주거 품질을 지속해서 높일 수 있도록 연구개발 활동에 매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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