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기 대우건설 기술연구원장(기술전략팀장)은 "'기술비전 2030' 아래 스마트·세이프·서스테이너블 3개 축을 중심으로 실용 기술 개발과 실행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건설업의 변화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지난 17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에 위치한 대우건설 기술연구원에서 만난 정 원장은 이 같은 비전을 실현할 핵심 과제로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인공지능(AI) 스마트건설 구축 ▲안전 중심 디지털 시공 혁신을 제시했다.
대우건설은 지난 9월 기술비전 2030을 공개하고 디지털 기반 업무 체계 전환을 위한 ▲생산성 향상(Smart) ▲안전 우선 원칙 실천(Safe) ▲친환경·에너지 등 지속가능 기술 구현(Sustainable)의 계획을 밝혔다. 기술연구원은 이러한 혁신과 사업 모델 전환의 핵심 조직이다.
정 원장은 "스마트건설의 본질은 사람을 지키는 것"이라며 "AI를 이용해 '데이터 수집-분석-예측-의사결정' 전 과정을 통합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스마트와 세이프 융합의 관점에서 기술을 결합, 위험을 사전 인지·제거하고 사람이 직접 접근하지 않아도 되는 시공 환경을 구현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설명했다.
스마트건설 분야는 AI 기반 안전관리 플랫폼, 지능형 CCTV, 드론 원격 모니터링, 로보틱스·탈현장건설(OSC) 등이 대표 기술로 꼽힌다. 대우건설은 최근 '버티컬 AI'(특정 산업·업무에 특화된 AI) 기술을 활용해 계약문서를 5분 만에 분석하는 '바로답AI'를 선보이며 업계 주목을 받았다.
정 원장은 "향후 위험 예측·평가·통제를 자동화하는 AI를 구축해 시공 리스크를 사전 차단하겠다"고 제시했다. 대우건설이 주목하는 또 다른 성장 동력은 OSC 분야다.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싱가포르 등 선진국의 OSC 비율은 25% 이상, 북유럽 주택시장은 45%에 이른다.
그는 "국내 OSC 비중은 토목 5% 미만, 주택 건축은 미미한 수준"이라며 "시장 규모가 작아 표준화·대량 생산이 어렵고 설계·시공 분리 발주와 저가 입찰 관행으로 발전이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OSC 특성이 설계와 인허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점도 제도의 장벽이다. 이어 "정부의 공공 발주와 실증 확대 등 지원으로 규모의 경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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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비전 2030', 디지털·안전·지속가능 '3대 혁신'━
그는 "안전 기술은 단일 시스템 도입으로 즉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현장의 인식과 문화의 변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데이터 기반 안전관리 체계는 시간이 갈수록 정확도가 높아지고 문화로 내재화된다"면서 "투자수익률(ROI)만 기준으로 보면 안전 투자를 지속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 원장은 기술연구원이 R&D 조직을 넘어 미래 성장 동력을 주도해야 한다고 봤다. 그는 "과거에 연구 조직이 개별 기술에 집중했다면 스마트건설 시대에는 데이터·AI 기반 의사결정의 엔진으로 진화해야 한다"며 "스타트업·IT·대학 등과 오픈이노베이션을 강화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연계한 기술로 안전·녹색·사회적가치를 창출하는 조직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순 신기술 개발을 넘어 기술 기반의 경영 혁신을 추구하기 위해 대형 프로젝트 수주 경쟁력 확보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정 원장은 "입찰 제안과 공법 차별화, 공기 단축, 리스크 저감 등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소형모듈원전(SMR)·수소·해상풍력 등 사업의 기반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건설 패러다임을 선도하는 디지털 혁신 컨트롤타워가 되는 것이 연구원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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