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코스닥 시장에 '매도 사이드카'가 잇따라 발동했다. 사진은 5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코스피 시황이 표시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
미국 기술주 급락의 충격이 국내 증시로 번지며 코스피와 코스닥이 동반 급락했다. 시장의 급격한 하락세를 진정시키기 위해 양 시장에 '매도 사이드카'가 잇따라 발동됐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46분 코스피200 선물지수가 지난 4일 종가 대비 30.35포인트(5.20%) 하락한 552.80을 기록하면서 코스피 시장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이는 지난 4월7일 이후 7개월 만의 조치다.


'사이드카'는 프로그램 매매가 시장 급등락을 유발할 때 일정 시간 자동 주문을 멈추게 하는 장치다. 코스피200 선물지수가 5% 이상 상승 또는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지속될 경우 발동된다. 발동 시점부터 5분간 프로그램 매도(매수)호가의 효력이 일시 정지된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도 오전 10시26분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당시 코스닥150 선물지수는 지난 4일 대비 6.23% 급락한 1523.90, 코스닥150 현물지수는 6.01% 하락한 1523.68을 기록해 발동 요건을 충족했다. 프로그램 매도호가는 5분간 정지됐다가 자동 해제됐다. 코스닥에서는 코스닥150 선물지수가 6% 이상, 현물지수가 3%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지속되는 경우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다.

코스닥에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지난해 8월5일 '블랙먼데이' 이후 처음이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4월1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유예 방침 발표로 시장이 급등하며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된 바 있다.


이번 조치는 선물시장의 급락세가 프로그램 매매를 통해 현물시장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프로그램 매매는 미리 정해진 조건에 따라 자동으로 대량 주문이 실행되는 거래 방식으로, 시장이 단시간에 한 방향으로 쏠릴 위험이 있다.

사이드카 제도는 이러한 자동 매매의 급격한 움직임을 일시적으로 차단해 시장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안전장치다. 이번 '검은 수요일'은 글로벌 증시 불안이 국내 시장에도 실질적인 파급력을 미치고 있음을 다시금 확인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