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NDC 50~60%·53~60% 두 가지 안을 제시한 상태다. 2018년 대비 이같은 폭으로 감축할 경우 국내 산업계는 침체될 우려가 있다. 중국의 저가 물량 공세로 석유화학 업계는 나프타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고 있고 시멘트 업계도 최근 중국산 시멘트가 국내로 유입되며 가격 경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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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 내수 위축에 탄소배출권 비용까지 '이중고'━
시멘트 업계는 이번 NDC 감축률이 현실화될 경우 사실상 경쟁력을 잃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표적인 다탄소 배출 업종인 시멘트 산업은 전방 수요 둔화에 따른 실적 악화로 이미 부담이 가중된 상태다.한국시멘트협회가 발표한 올해 상반기 시멘트 내수 출하량은 1888만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4% 감소했다. 2000만톤 선이 깨진 것은 33년 만에 처음이다. 건설 경기 위축과 정부 SOC(사회간접시설) 예산이 감소한 영향이다.
수요 부진으로 수익성도 크게 악화됐다. 삼표시멘트는 올해 상반기 시멘트 사업 매출 3734억원을 기록해 2023년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영업이익도 316억원으로 같은 기간 약 62% 감소했다. 한일시멘트도 매출 3672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영업이익은 약 74% 떨어졌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이번 NDC 감축률을 두고 "암울하다. 건설 경기 침체로 시멘트 출하량이 계속 줄고 있는데 탄소배출권 비용까지 부담하려면 어렵다"고 토로했다.
공장 가동을 멈추면 재가동까지 손실이 발생하지만 최근 출하량이 줄며 일부 라인은 이미 멈춰 있다. 그는 "올해 할당량 기준도 바뀌고 생산도 줄어 일부 NDC 할당량을 반납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시멘트 매출은 줄고 탄소배출 비용은 늘어나 회사가 더 어려워진다"며 "애당초 NDC 감축률 50%대가 가능한 수치인지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시멘트 업계는 탄소 감축을 위해 SCR(선택적 촉매 환원법) 설비를 추진 중이다. 일부 회사에서 도입했지만 실제 감축 효과는 불확실하다. 초기 설비 투자비가 큰 만큼 실질적 감축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매몰비용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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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 업계 "중국은 NDC 안지키는데…한국만 부담커져"━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NDC를 지키지 않으며 저가 물량을 쏟아내는데 한국은 정부 NDC 정책에 맞춰 준비해야 한다며"며 "경쟁력이 더 뒤처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정부가 석유화학 업계 구조조정에 나섰으나 경쟁력 강화보다 감축률 목표를 급격히 높여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10대 석유화학 기업들은 지난 8월 정부와 협약을 맺고 NCC 생산량을 270~370만톤 감축하기로 했다. 정부는 연내 자구안 제출을 요구하고 있지만 업계서는 협상만 이어갈 뿐 공식 발표로 이어지고 있지는 않다.
최종 2035년 NDC는 다음 주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와 국무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유엔에 제출될 예정이다. 앞서 산업계는 도전적 목표로 48%를 제시하며 정부 지원을 요청했지만 이를 웃도는 감축률이 정부안에 포함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정부에 '산업계 공동 건의문'을 제출하며 2035년 NDC 감축 시나리오와 4차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대한상의는 "기후부가 제시한 배출권거래제 4차 계획기간의 할당 계획이 2030 NDC와의 정합성이 맞지 않다"며 "NDC 대비 과도한 감축률을 적용해 할당량을 산정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의 지속 가능한 경영 활동이 저해되지 않도록 2030 NDC의 산업 부문 감축률(2018년 대비 11.4%)과 정합성을 확보하는 수준에서 4차 배출권 할당량을 설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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