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13일 오후 경기 안양시의 한 레미콘 공장에서 믹서트럭들이 오가고 있다. /사진=뉴스1
건설경기 침체기가 장기화하면서 시멘트업계도 상당한 충격을 받고 있다. 올해 시멘트 출하량은 지난 34년 중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시멘트협회는 올해 시멘트 내수(출하)가 지난해보다 16.5%(721만톤) 급감한 3650만톤에 그칠 것이라고 11일 전망했다. 내년에도 별다른 수요 반등 모멘텀이 없는 한 올해 수준인 3600만톤에 머물 것이라고 봤다.

이는 1991년 기록한 3711만톤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현재 상황은 1990년대보다도 부정적이다. 협회 관계자는 "1990년대 초반은 업계 생산능력이 4210만톤이었고, 국가 정책상 수도권 외곽에 조성하는 신도시 건설사업의 영향으로 시멘트 내수가 급증하는 시기"라며 "현재는 생산능력이 6100만톤까지 늘어났지만 내수는 급락하고 있어 현재 가동률을 감안하면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내수 수요가 급감한 주된 원인으로는 건설 불황이 꼽힌다. 건설수주가 급격히 감소(18.9%↓)한 데다 동행지표인 건축착공, 건설기성마저 전년 (1~7월) 대비 각각 12.8%, 18.1% 떨어졌다. 국가 주도의 SOC사업 예산 또한 최근 몇 년 동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내년 시멘트 수요도 올해보다 소폭 하락한 3600만톤일 것으로 관측된다. 건설현장 가동 감소, 만성적인 자금문제, 건설 공사비 폭증 등이 수요 회복을 억제해서다. 다만 협회는 정부가 2030년까지 주택 공급 확대 의지를 보이는 동시에 건설경기 회복을 위한 정부 SOC 사업예산 적시집행 기조가 반영되면서 감소폭을 완화시켰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화물자동차 안전운임제 도입에 따른 물류비 상승, 정부의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치 강화 등의 조치가 이뤄지면서 업계 고심은 더 깊어지고 있다.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는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2018년 대비 53~61% 범위로 정할 방침이다. 시멘트는 제조 과정 특성상 다량의 탄소와 이산화탄소 배출이 불가피한 만큼 업계는 실질적 대안을 마련하기기가 어렵단 입장이다.

협회 관계자는 "시멘트 수요가 갈수록 가파르게 감소하고 있다"며 "산업의 장기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추가적인 규제안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