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투자증권이 롯데케미칼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를 제시했다. 사진은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사진=롯데케미칼
IBK투자증권은 롯데케미칼에 대해 인공지능(AI)용 동박 수요 급증이 중장기 수익성 회복의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목표주가는 10만7000원, 투자의견은 '매수'를 제시했다.
IBK투자증권은 13일 리포트를 통해 롯데케미칼의 올해 3분기 실적이 원가 안정화와 기저효과로 예상보다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롯데케미칼의 올해 3분기 연결 영업적자는 1326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적자가 크게 줄었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원재료 가격이 낮아졌고 2분기 대산·LC USA 정기보수 종료에 따른 기저효과로 물량이 회복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기초화학부문 영업적자는 1225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적자 폭이 936억원 축소됐다.


첨단소재부문 영업이익은 57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7% 성장했다. 계열사인 롯데정밀화학 영업이익은 27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17% 늘었다. 반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동박 판매량 감소로 340억원 적자를 냈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업황 변동성은 남아있지만 스프레드 개선·일회성 비용 제거가 실적 회복에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석유화학 업계 구조개편이 연말로 예정돼 있어 밸류에이션 정상화 기대감도 높아졌다는 평가다.

핵심은 AI용 동박 수요 급증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최근 국내 고객사로부터 기존 생산능력을 초과하는 HVLP(초극박 회로박) 주문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익산 공장 주요 라인을 2028년까지 전기차용 전지박에서 AI용 회로박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며 규모는 약 1만7000톤으로 추정된다. AI 가속기용 회로박의 가공비(T-Value)가 기존 전지박 대비 3배 이상 높아 양산 시 수익성 개선 폭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전기차용 전지박은 글로벌 재고 조정 여파로 내년까지 수요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 에너지머티리얼즈의 적자 기조는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경쟁사 사업부 매각에 따른 반사수혜, AI 회로박 공급 부족은 단기 트레이딩 관점에서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AI·반도체 산업의 구조적 확장 속에서 HVLP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회로박 전환이 본격화되면 에너지머티리얼즈 실적과 롯데케미칼의 밸류가 동시에 재평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