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이 해외에서의 흥행에 힘입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성장했다. 사진은 오리온의 글로벌 대표 제품./사진=오리온
오리온이 매출 비중의 70%에 육박하는 해외 시장에서의 선전에 힘입어 올해 3분기 견조한 실적 흐름을 보였다. 두 자릿수대 성장률을 기록한 러시아 법인은 물론 중국, 인도 등 주요 해외 법인의 성장과 K스낵의 인기에 따른 수출 호조가 실적에 기여했다. 오리온은 국내외 생산라인 증설 등 대규모 투자와 현지 맞춤형 전략 강화를 통해 4분기는 물론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다진다는 방침이다.
오리온은 3분기 영업이익 137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1371억원) 대비 0.58% 증가했다고 13일 공시했다. 매출은 8289억원으로 같은 기간 6.97% 늘었다. 3분기 누적 매출은 7.37% 증가한 2조4079억원, 영업이익은 1.77% 늘어난 3907억원이다.

러시아, 중국 등 해외 시장에서의 흥행이 이어지면서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 해외 법인의 매출 비중은 68.8%다. 글로벌 경기 둔화·소비심리 위축 등 어려운 경영 환경이 이어졌으나 제품 경쟁력 강화 및 성장 채널 중심의 영업 전략이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가장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곳은 러시아 법인이다. 매출은 8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7%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117억원으로 26.9% 늘었다. 초코파이 수박, 후레쉬파이 패션후르츠 등 채널 및 현지 수요 맞춤형 제품 다변화 전략이 성과를 냈다. 오리온 측은 "현재 공장가동률이 120%를 넘어설 정도로 수요가 늘고 있어 생산량을 최대 수준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원재료 단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매출 성장에 따라 이익도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법인의 매출은 4.7% 성장한 3373억원, 영업이익은 5.4% 증가한 670억원을 기록했다. 할인점 등 전통 채널의 부진으로 간식점·편의점·이커머스 등 고성장 채널 중심으로 전략을 재정비한 덕분이다. 주요 원재료 가격 상승과 시장비 부담에도 생산 효율 개선과 프로모션 효율화 등 수익성 관리에 주력하며 영업이익이 증가세로 돌아섰다.

베트남 법인의 매출은 1205억원인데 내수 소비 둔화 및 환율의 영향으로 1% 줄었다. 원재료 가격이 오르고 글로벌기업과의 감자스낵 경쟁 심화로 시장지배력 강화를 위한 시장비가 반영되며 영억이익은 10.7% 감소한 213억원을 기록했다.


인도 법인은 매출이 38.7% 성장한 84억원이다. 북동부 지역 전통 소매점의 진열을 확대하고 지역별 맞춤 영업 전략과 20루피 가격대 제품 출시를 통해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 법인에서는 꼬북칩, 참붕어빵, 예감 등 K스낵의 인기 확산에 따른 수출 증가가 실적에 기여했다. 매출은 4.3% 성장한 2826억원, 영업이익은 3.8% 감소한 421억원이다. 참붕어빵 자율회수로 인해 발생한 54억원의 일회성 비용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수익성은 개선된 셈이다. 생산∙운영 효율화와 비용 관리 강화를 통해 감소폭을 최소화해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현지화 전략·생산 능력 강화로 성장세 잇는다
오리온은 국가별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고 생산 능력을 키워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러시아에서는 제품 다변화 및 공급량 증대에 박차를 가한다. 지난달 신제품 붕고(참붕어빵)의 제조라인 구축을 완료하고 생산을 시작했다. 판매 호조를 보이는 후레쉬파이는 전용 라인을 증설해 생산능력을 확대한다. 현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2027년 완공이 목표인 트베리 공장 내 신공장동 구축도 차질 없이 추진할 계획이다.

중국은 간식점 등 고성장 채널 전용 제품군 확장에 집중한다. 지난달 출시된 저당 초코파이의 판매처를 확대하고 소비력이 높은 상권 내 핵심 거래처에 대한 영업 전략을 재정비할 예정이다. 내년 2월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 선물 수요에 대응한 기획제품을 선출시해 성장세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베트남에서는 4분기 쌀과자 생산라인 증설을 완료하고 신제품을 출시한다. 생감자칩에 이어 올해 안으로 쌀과자 시장 점유율 1위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내년 '뗏' 시즌을 겨냥한 선물용 기획제품을 채널 및 가격대별로 준비해 수요를 선점할 계획이다. 현지 진출 5년차를 맞는 인도에서는 'World's No.1 K-Chocopie' 슬로건을 앞세운 브랜드 마케팅 활동을 강화해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

국내에서는 파이, 비스킷, 그래놀라 등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제품군의 공급 확대를 위해 생산라인 증설을 준비한다. 진천통합센터 구축도 차질 없이 추진해 국내외 시장 확대를 위한 기반을 다질 방침이다. 아울러 미주·유럽을 비롯한 아프리카, 중동 등 신규 수출국을 발굴하고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외형 성장을 지속해갈 계획이다. 고환율 영향으로 원재료 가격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수익성 방어에도 만전을 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