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구청장은 지난 2월 부부 공동명의로 사상구 괘법1구역 재개발 지역 내 주택을 매입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해당 지역이 이후 5월 정비구역으로 지정 고시되고 8월에는 추진위원회가 구성되는 등 사업이 급물살을 타자 구청장 지위를 이용해 사전에 재개발 정보를 입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지난 3일 "돈 문제에 대해 남이 볼 때 의심이 가는 행동을 하면 안 된다"며 최고 수위 징계인 '제명'을 결정했다. 여상원 윤리위원장은 "우리 손이 깨끗해야 상대방을 공격할 수 있다"며 징계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조 구청장은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부동산 투기나 사적 이익을 추구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70대 이후에도 지역에 살기 위해 개인적인 생각으로 주택을 정상적으로 매입한 것"이라며 "8년이나 걸리는 재개발 사업에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고 투자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항변했다. 조 구청장은 "공적은 생각지 않고 바로 제명 처분한 것은 이해할 수 없고 너무 가혹하다"며 "내년 선거에서 구민들의 심판을 받겠다"고 출마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당선된다면 주택 매입 금액인 1억 8000만원을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현직 구청장인 조병길 청장이 무소속 출마를 강행할 경우 국민의힘은 보수 표심 분열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될 가능성이 크다.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지역이지만 표가 나뉠 경우 더불어민주당에 어부지리를 내줄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조 구청장의 제명으로 '무주공산'이 된 사상구청장 자리를 놓고 국민의힘 내에서는 벌써부터 공천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현재 거론되는 주요 후보군으로는 윤태한, 김창석 부산시의원과 서복현 경남정보대 교수 등이 있다. 이 외에도 윤숙희, 송호경 등도 잠재적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예상치 못한 호재를 만났다는 분위기다. 국민의힘의 내부 분열은 민주당에게 '낙동강 벨트'의 주요 격전지 중 하나인 사상구를 탈환할 절호의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민주당에서는 서태경, 김대근 전 구청장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조병길 구청장의 무소속 출마는 내년 사상구청장 선거의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며 "보수 표심이 어떻게 움직일지와 각 당이 어떤 후보를 내세워 구도를 형성할지에 따라 선거 결과가 크게 요동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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