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 꾸준히 제기되는 내년 상반기 IPO설에 대해 CJ올리브영 측은 전면 부인하고 있다. 올해 연매출 4조원 돌파가 유력하고, 기업가치가 5조원 이상으로 추정되지만 올리브영이 상장을 서두르지 않는 이유는 명확하다. '최고의 몸값'을 받기에는 아직 기업이 충분히 성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시장 공략이 본격화된 만큼 이 성과가 기업가치에 온전히 반영된 뒤에야 상장에 나서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올리브영의 몸값이 CJ그룹의 승계 구도와 직결된 문제라는 점도 IPO가 요원하다는 주장에 무게를 더한다. 올리브영은 이재현 회장의 장남 이선호 경영리더가 지분 11.04%를 보유, 향후 승계 재원 마련의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리더의 안정적인 지배력 확보를 위해선 올리브영의 기업가치를 최고점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선결 과제다. 국내 시장 지배력과 글로벌 성장 잠재력을 모두 갖춘 올리브영 입장에서 현시점의 상장은 '제값'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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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다이글로벌, K뷰티 모멘텀 기회 잡아야━
반면 핵심 브랜드 '조선미녀'를 중심으로 최근 공격적인 M&A에 나선 구다이글로벌의 입장은 정반대다. 지금이 K뷰티 모멘텀의 정점이라고 보고 IPO를 통해 '실탄'을 확보하는 데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다. 구다이글로벌은 올 8월 '티르티르' 지분 75%를 1575억원에, 이어 10월에는 '스킨푸드' 지분 84%를 1680억원에 인수하는 등 광폭 행보를 보였다.구다이글로벌은 공격적인 M&A를 이어가기 위해 내년부터 IPO 준비에 본격 착수할 전망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회사는 현재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 주관사 선정을 마치고 상장 절차를 밟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경준 혁신IB자산운용 대표는 "통상 IPO는 기업의 성장이 정점에 달했을 때 추진한다는 공식을 대입하면 이제 막 글로벌 성장을 시작한 올리브영의 '기다리는 전략'은 타당하다"고 짚었다. 이 대표는 이어 "반면 구다이글로벌처럼 추가 M&A를 위한 실탄이 필요한 기업은 IPO가 빠를수록 유리하다"며 "상장을 통해 급격히 커진 기업의 구조를 정비할 필요가 있을 뿐 아니라 먼저 상장한 달바글로벌처럼 자금을 확보해 새로운 성장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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