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9일 FA 자격을 행사한 선수 21명을 공개했다. 본격적인 스토브리그가 시작한 지 19일 차인 이날까지 총 9명의 선수가 계약을 마쳤다. 강백호(KT위즈→한화 이글스) 4년 100억원, 내야수 박찬호(KIA타이거즈→ 두산 베어스) 4년 80억원, 김현수(LG트윈스→ KT) 3년 50억원 등 상상도 못 할 이적도 있었다.
이영하(두산·4년 52억원)와 박해민(LG·4년 65억원)을 비롯해 이준영(KIA·3년 12억원), 조수행(두산·4년 16억원) 등은 만족할만한 대우를 받으며 소속팀에 잔류했다. 의외의 이적도 있었다. 커리어 로우시즌임에도 FA를 선언한 최원준(NC다이노스→ KT·4년 48억원)은 대박 계약을 따냈다. 1군에서 거의 기회를 받지 못한 백업 포수 한승택(KIA→ KT)도 4년 최대 10억원에 이적했다.
아직 시장에 남은 선수는 김범수 ·손아섭(한화), 김태훈 ·이승현 ·강민호(삼성 라이온즈), 장성우 ·황재균(KT), 김상수(롯데 자이언츠), 양현종 ·최형우 ·조상우(KIA), 최원준(두산) 등 12명뿐이다.
다만 김태훈, 이승현은 각각 A등급과 B등급으로 분류돼 타 팀에서 데려갈 경우 보상선수를 내줘야 한다. 두 선수 모두 올시즌 뛰어난 성적을 거두진 못해 외부 이적이 쉽지 않다. 이런 경우 협상 주도권은 구단이 가지게 된다. 김상수는 C등급이라 보상선수가 없지만 지난 시즌 부진했고 30대 후반에 접어들어 큰 인기를 끌긴 어렵다.
의외로 40세가 넘은 큰형님들의 인기가 많다. 42세 최형우는 최근 삼성과 3년 30억원에 계약했다는 소문도 있었다. 해당 보도는 구단과 선수 측이 모두 부인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40세 강민호도 좀처럼 도장을 찍고 있지 않다. 두 선수 모두 염가 계약은 생각하고 있지 않은 모양새다.
삼성은 최근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장승현(전 두산), 트레이드를 통해 박세혁(전 NC)을 영입하는 등 포수 강화에 나섰다. 강민호와 협상을 포기했다는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구단은 부인했다.
반면 김범수는 올시즌 한화의 필승조 중 한명으로 활약했다. 이영하가 기대 이상의 계약을 따낸 것도 호재다. 두 사람을 단순 비교하긴 어렵지만 역할과 나이는 비슷하다. 김범수는 올시즌 좌완 원포인트로 활약해 소화한 이닝 자체가 적다. 다만 구하기 힘든 좌완 불펜이라는 점, 이영하보다 올시즌 기록이 좋았던 점 등으로 상쇄가 가능하다. 결국 이영하가 기준점이 될 확률이 높다.
A급인 조상우와 최원준은 소식이 없다. 양현종은 원소속팀 잔류가 유력하지만 C등급이라 언제든 변수가 있다. 베테랑 장성우와 황재균은 KT의 샐러리캡이 변수다. 구단 입장에선 두 선수가 시즌 내내 비중 있는 역할을 맡은 만큼 잔류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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