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누적 전기차 판매량(유럽연합·유럽자유무역연합·영국 합산)은 202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6.2% 늘었다. 판매 속도가 역대 가장 빠른 수준으로 올해 유럽 지역 전기차 판매량은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국가별로는 독일이 올해 43만대를 판매해 39% 증가하며 EU 1위를 차지했다. 판매량 2위 영국(39만대)도 28.9%, 3위 프랑스(25만대)는 5% 늘었다.
EU 시장에서 전기차 비중은 앞으로도 꾸준히 확대될 전망이다. EU는 2030년까지 신차 평균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을 2021년 대비 55% 감축하고 2035년부터는 사실상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금지하는 규제를 단계적으로 시행하며 전동화 전환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업체(OEM)들이 전동화 생산을 가속하는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의 EU 전기차 판매량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3분기 유럽 시장에서 전년 대비 8.3% 증가한 15만 123대를 판매했다. 이중 친환경차 판매는 전년 대비 41.6% 증가한 7만 3990대를 기록하며 전체의 49.3%를 차지했다.
현대차는 인스터(한국명 캐스퍼 일렉트릭) 등 소형 EV를 앞세워 판매를 확대했다. 내년부터는 첫 소형 전기차 '아이오닉 3'를 출시해 시장 점유율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유럽의 환경 규제 흐름을 고려할 때 2027~2028년까지 전기차 판매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규제 대응을 위한 전기차 라인업 확장이 핵심 과제로 거론된다.
윤태식 현대차 IR실장은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영국, 튀르키예, 스페인 등 주요 시장 내 성장을 통해 유럽 지역 판매 증대를 이뤘다"며 "인스터, 아이오닉 9 등 신규 차종의 전략적 배정과 판매전략 최적화를 통해 향후에도 친환경차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V3가 전체 전기차 판매의 65%를 차지하며 성장을 견인해 산업수요 증가율(7.3%)을 크게 웃돌았다. 전동화 전환 과정에서 일부 내연기관(ICE) 단산과 생산 조정이 있었지만 하이브리드차(HEV) 판매 비중이 20.5%까지 오르며 공급 공백을 일정 부분 보완했다.
기아는 EV4·EV5·EV2를 앞세운 대중형 전기차 풀라인업으로 내년부터 유럽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EV4는 4분기부터 판매에 돌입했으며 내년 출시 예정인 EV5는 530km 주행거리, 30분 급속충전, 패밀리 SUV 공간성 등을 앞세워 시장 확장을 노린다.
기아는 전기차 라인업 확장과 HEV·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강화 전략을 병행해 전동화 비중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올해 4분기 전기차 비중은 30% 이상, 내년에는 EV2 투입으로 전기차 중심 성장세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정성국 기아 전무는 "지난 18개월간 유럽 시장에서 전기차의 성장세가 부진했지만 4분기부터는 전기차 주도 성장을 통해 플러스로 전환될 것"이라며 "내년에도 대중형 EV 중심으로 최소 한 자릿수 중후반 수준의 유럽 판매 성장률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는 향후 2~3년 동안 유럽시장에서 핵심 제품군으로 중요한 판매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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