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일산 킨텍스 '월드 수소 엑스포 2025' HD현대인프라코어 부스에 전시된 'HX22 수소연료 엔진'. /사진=김대영 기자
HD건설기계가 내년 1월 통합 출범을 앞두고 체질 개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형 수소엔진과 울산 스마트팩토리 구축으로 그룹 미래 성장전략에서도 건설기계 부문이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눈에 띄는 변화는 수소엔진이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지난 4일 수소 엑스포(WHE 2025)에서 22리터 대형 수소엔진을 처음 공개했다. 기존 11리터급보다 두 배인 600㎾ 출력과 내구성이 강화된 V형 12기통 구조로 단일 장비로 높은 효율을 요구하는 중대형 발전기 시장을 타겟으로 한다.

HD현대인프라코어 관계자는 "내년 실증시험에 들어가 최소 2년 안에는 양산할 수 있다"며 "국내에서는 포항 지자체와 분산발전 실증을 협의 중이고 해외에서도 아람코·아마존 등과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수소 기반 전력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만큼 기술 상용화 이후 실제 시장 진입도 무리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수소 엔진은 데이터센터·분산발전 등 고성장 시장을 겨냥한다. 상용차·굴착기 중심이던 기존 사업군에 발전용 수소엔진이 추가되면 건설장비-엔진-발전 부문을 잇는 '수소 동력 플랫폼' 역할로 수익구조 다각화가 가능하다.
HD현대건설기계 울산캠퍼스 전경. /사진=HD현대건설기계
제조 측면에서는 스마트팩토리 효과가 뚜렷하다. HD건설기계는 지난 5월 약 2000억원을 투입해 기존 1·2공장을 통합하는 등 울산공장을 재정비해 생산·품질·납기 경쟁력을 높였다. 실시간 공정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용접 로봇·비전 센서·무인운송차량(AGV) 등 자동화 설비를 전 공정에 적용했다. 생산능력은 기존 연간 9600대에서 1만5000대로 56% 늘었고 제품 제작 기간도 35% 줄었다.
3분기 HD현대인프라코어는 매출 1조1302억원, 영업이익 80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4%, 291% 증가했다. HD건설기계 역시 9547억원의 매출과 55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각각 17%, 30% 성장했다. 아프리카·중동 등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굴착기 판매가 늘었고 엔진 부문도 발전 및 산업용 수요가 확대되며 고(高)마진 구조가 강화된 영향이다.

HD현대그룹은 건설기계 합병 법인을 미래 성장전략의 핵심축으로 설정했다. '2030년 매출 100조원' 로드맵에서 건설기계 부문은 수소엔진·스마트팩토리 등으로 경쟁력을 재정비해 조선 부문과 함께 성장 동력의 한 축으로 자리잡을 계획이다.

HD현대건설기계 관계자는 "통합 법인 출범과 함께 2030년까지 매출 14조8000억원을 목표로 설정했고 이를 위해 엔진을 AM(판매 후 사후관리)·컴팩(소형 건설장비)과 함께 핵심 신성장 축으로 육성하고 있다"며 "주력인 건설장비를 포함해 전 사업 영역의 성장을 균형 있게 끌어올려 글로벌 톱티어 도약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