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31일 오전 경북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Summit)에서 '아시아 태평양 LNG 협력'을 주제로 발언하고 있는 추형욱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사진=뉴스1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인 SK온이 최근 해외 합작법인 운영 구조를 개편하며 자산 경량화에 나서자 SK이노베이션 재무 구조도 개선될 전망이다. SK온은 지난 11일 포드와 미국에서 운영하던 배터리 합작법인 '블루오벌SK'를 청산했고 지난달에는 중국 합작법인 관계도 정리했다. 특히 블루오벌SK 운영 구조를 손보면서 SK온이 미국 테네시 공장을 직접 맡아 운영하게 돼 북미 ESS(에너지 저장 시스템) 시장 진출이 한층 용이해졌다는 평가다.
12일 삼성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블루오벌SK 청산으로 SK이노베이션 연결 기준 자산은 약 10조원·부채는 약 5조5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SK온이 재무적 투자자(FI) 퇴출 이후 재무 구조 개선과 효율성 제고 필요성이 커진 만큼 이번 조치는 중장기적으로 SK이노베이션 재무 구조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달 20일 SK온은 중국 파트너 EVE Energy와의 지분 교환도 단행했다. SK온은 후이저우 공장 지분 49%를 넘기는 대신 옌청 1공장 지분 30%와 현금 2억위안(약 412억원)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후이저우 공장은 SK온 연결 기준 실적에서 제외된다. 중국과 미국 합작법인 청산으로 SK온의 연결 기준 생산능력(Capa)은 기존 330GWh에서 238GWh로 약 28% 줄었다. 다만 지분율을 반영한 실질 지배주주 기준 생산능력은 232GWh에서 217GWh로 7% 감소에 그친다.


최근 배터리 3사가 주력하고 있는 북미 ESS 시장에 대한 SK온의 대응도 수월해졌다. 그간 SK온은 포드와의 합작 구조로 인해 낮은 가동률이 지속되면서 전략적으로 다른 배터리 생산에 집중하기 어려웠다. 블루오벌SK 운영 구조가 분리되면서 SK온이 테네시 공장을 온전히 운영하게 됐고 이를 기반으로 ESS 라인 확충이 가능해졌다. 미국 ESS 시장은 2026년부터 탈중국 공급망 강화 흐름 속에서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SK온은 이미 Flatiron과 최대 7.2GWh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10GWh 규모의 추가 계약도 협의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자산·생산 규모 전반의 효율화를 위한 전략적 재편"이라며 "테네시 공장에서 포드 등 다양한 고객사의 전기차 배터리는 물론 ESS 공급도 확대해 북미 시장에서 수익성 중심의 성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SK온은 해외 자산 경량화를 통해 재무적 부담을 낮추고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