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시스템의 강점은 육·해·공을 아우르는 체계 기술에 있다. 전차·자주포·함정·전투기·방공체계 등 플랫폼은 서로 다르지만 표적을 탐지하고 판단하며 교전을 지휘하는 핵심 체계는 공통적으로 요구된다. 한화시스템은 이 공통 영역을 중심으로 기술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왔으며 국내 주요 방산 플랫폼 전반에 적용되는 체계 기술을 공급하며 K방산 수출 구조의 한 축을 지탱하고 있다.
약 30년간 레이다를 개발해 온 한화시스템은 세계적 수준의 최첨단 다기능레이다 기술을 확보한 국내 핵심 업체다. 이 기술은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의 핵심 구성 요소로 적용되며 방공무기체계 전반의 성능을 좌우하는 기반 기술로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화시스템은 중동 방산 시장에서 수출 성과를 확대하고 있다. 2022년 아랍에미리트(UAE)에 11억달러(약 1조3000억원), 2024년 사우디아라비아에 8억6680만달러(약 1조2000억원), 올해 10월에는 이라크에 8600억원 규모의 다기능레이다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항공 분야에서도 한화시스템의 체계 기술은 K방산 전반에 적용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한국형 전투기(KF-21) 개발에 필수적인 핵심 장비인 적외선 탐색 추적장비(IRST)와 전자광학 표적획득추적장비(EO TGP)의 국산화에 성공하며 한국형 전투기 3대 핵심기술 국산화의 핵심 역할을 맡았다. 이 같은 성과는 체계 기술이 항공을 넘어 해양과 지상 전력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상 전력 분야에서도 한화시스템의 체계 기술은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적용된다. 한화시스템의 사격통제시스템은 전차가 목표물을 정확하고 신속하게 탐지·추적·사격할 수 있도록 하는 핵심 체계로 전차와 자주포 등 지상 기동·화력 체계 전반의 '두뇌'로 불린다.
이 같은 체계 기술 경쟁력은 수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2023년 폴란드에 K2 전차 180대 분량의 사격통제시스템과 임무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이집트로 수출되는 K9A1 자주포에 탑재되는 사격통제시스템과 K11 사격지휘장갑차에 적용되는 사격지휘체계(C2)를 전량 공급했다. 국산 사격지휘체계의 해외 수출 첫 사례다.
한화시스템은 늘어나는 K방산 글로벌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통합 거점도 마련했다. 김용진 구미사업장장은 "한화시스템은 글로벌 안보 수요 확대와 첨단 무기체계 사업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약 2년간의 공사를 거쳐 신사업장을 구축했다"며 "독립 사업장 확보를 계기로 다양한 플랫폼에 적용되는 핵심 장비를 보다 안정적인 환경에서 생산해 품질과 성능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재테크 경제주간지’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