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한화시스템 구미 신사업장에서 만난 김용진 사업장장은 신사업장 구축 배경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구미 신사업장은 8만9000㎡(축구장 12개 이상) 규모로 대규모 방산 전자 생산·시험 시설을 집적하기 위해 조성됐다. 한화시스템이 이 신사업장에 투입한 투자 금액은 2800억원에 달한다.
신사업장은 한국 방위산업의 수출 전진기지로 성장할 전망이다. 2032년까지 매출 약 5조4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출 비중은 기존 26%에서 2032년까지 40%로 확대될 것으로 회사는 기대한다.
━
CMS 시험장… 바다를 육지로 옮기다━
CMS는 함정에 탑재된 센서와 무장, 통신·항해 체계를 하나로 통합해 운용자의 신속한 판단을 돕는 시스템이다. 한화시스템은 2000년부터 CMS 국산화를 시작해 구축함·호위함·고속정·잠수함 등 해군 전력의 핵심 전투체계를 공급해왔다.
최근에는 가상화 기술을 적용해 장비 일부에 문제가 생겨도 시스템 전체가 멈추지 않도록 설계를 고도화했다. 최병곤 전문연구원은 "CMS는 함정의 두뇌 역할을 하는 만큼 어떤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병철 책임은 "이러한 콕핏형 통합함교체계는 현재 한화오션에서 건조 중인 울산급 배치-IV를 시작으로 향후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등 차세대 함정에도 확대 적용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
다기능레이더 시험장… '한 점'을 맞추는 기술━
레이다 안테나 표면에 촘촘히 배치된 수만 개의 송·수신 소자는 각각 '눈' 역할을 한다. 이 눈들이 정확히 한 방향을 바라보도록 초점을 맞추는 과정이 근접전계 시험이다. 이 공정에는 수개월이 소요될 정도로 정밀한 작업이 필요하다. 한화시스템은 이 시험장을 통해 레이다 조립부터 성능 검증, 향후 정비(PBL)까지 한 공간에서 수행할 수 있는 원스톱 체계를 구축했다.
김규홍 체계시험4팀 팀장은 "기존에는 레이더 조립과 근접전계 시험, 체계 시험이 각각 분리돼 있었지만 신사업장에서는 자재 입고부터 다기능레이다(MFR) 조립·시험까지를 하나의 원스톱 라인으로 묶었다"며 "공정 간 이동이 줄어들면서 레이더 생산 과정의 비효율이 크게 해소됐다"고 말했다.
작업대 옆에서는 직원이 주간 광학과 레이저 정렬 작업을 수행하고 있었다. 여러 개의 렌즈와 센서, 레이저가 정확히 '한 점'을 바라보도록 맞추는 공정이다. 전자광학 장비는 미세한 진동이나 오차에도 성능이 크게 좌우된다. 그래서 이 작업은 진동과 먼지를 엄격히 통제한 환경에서 이뤄진다.
김동우 기감은 "머리카락 굵기의 수백 분의 1 수준인 0.5마이크로미터 먼지를 엄격히 관리하는 게 전자광학 장비 품질을 좌우한다"며 "한화시스템의 기술력으로 자주국방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재테크 경제주간지’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