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영이 2026년 1분기 중 웰니스 큐레이팅 플랫폼 '올리브베러'(Olive Better)를 론칭하고 국내 웰니스 시장 선점에 나선다. 사진은 '올리브영N 성수' 매장의 '웰니스 에딧'관에서 국내외 고객들이 쇼핑하는 모습. /사진=CJ올리브영
CJ올리브영이 K뷰티 성공 DNA를 이식할 차세대 먹거리로 '웰니스'를 낙점했다. 2026년 1분기 웰니스 특화 플랫폼을 론칭해 국내 시장을 선점하고 이를 바탕으로 미국 등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올리브영은 2026년 1분기 중 웰니스 큐레이팅 플랫폼 '올리브베러'(Olive Better)를 선보인다. 서울 광화문과 강남 등 주요 상권에 오프라인 특화 매장을 열고 온라인몰 내에는 앱인앱(App-in-App) 형태의 서비스를 구현할 계획이다.

올리브베러는 2534세대(25~34세)를 핵심 타깃으로 몸과 마음의 건강을 통합 관리하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이다. 기존 올리브영이 '뷰티'에 방점을 뒀다면 올리브베러는 '헬스'와 '웰니스' 영역을 다룬다.


최근 글로벌 유통 시장에서 겉모습뿐만 아니라 내면의 건강까지 챙기는 '인사이드아웃 뷰티'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다. 올리브베러의 상품군은 식습관, 운동, 수면 등 6대 영역으로 세분화했다. ▲잘 먹기(이너뷰티 푸드) ▲잘 채우기(영양제) ▲잘 움직이기(보충제·운동용품) ▲잘 가꾸기(아로마테라피·더마코스메틱) ▲잘 쉬기(수면용품) ▲잘 케어하기(구강·위생용품) 등이다.

올리브영의 이번 신사업 추진은 뷰티와 헬스케어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소비 트렌드 변화에 따른 것이다. 최근 소비자들은 건강기능식품 섭취와 피부 관리, 운동, 수면 등을 분리하지 않고 하나의 통합적인 관리 루틴으로 인식하는 경향을 보인다.

글로벌웰니스인스티튜트(GWI)에 따르면 현재 세계 웰니스 시장은 5조6000억달러(약 8050조원) 규모로 2028년에는 9조달러(약 1경2900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시장은 1130억달러(약 162조원)로 추산된다.


웰니스 시장의 성장은 올리브영의 자체 데이터에서도 확인된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올리브영 온라인몰 내 '레몬즙' 검색량은 전년 동기 대비 2479% 증가했으며 '올리브오일' 검색량도 709% 늘었다. 국내외 유명인들이 건강과 미용을 위해 섭취하는 '올레샷'(올리브오일과 레몬즙을 섞어 공복에 마시는 것) 루틴이 화제가 되며 관련 수요가 뷰티 플랫폼으로 유입된 결과다. 수면의 질을 높이는 '슬립맥싱' 트렌드 확산으로 수면 보조제와 아로마테라피 용품 등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는 비단 내국인에 국한되지 않는다. 올리브영은 지난 6월, 1~5월 오프라인 외국인 구매 데이터에서 웰니스 브랜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올리브영N성수에 마련된 '웰니스 에딧'관은 외국인들로 늘 북적인다.

자체 건강 간식 브랜드(PB) '딜라이트 프로젝트'의 외국인 매출은 최근 3년간 연평균 30배씩 성장, 뷰티 제품보다 객단가가 낮은 식품임에도 지난해 외국인 인기 브랜드 '톱10'에 진입했다. 올리브영은 지난 4월 부산 해운대에 딜라이트 프로젝트 특화매장을 오픈하기도 했다.
162조 국내 시장 선점 후 글로벌 공략…미국 시장 안착 기대
올리브영이 올해 4월 부산 해운대에 개점한 건강 간식 특화 매장 '딜라이트 프로젝트 해운대점'. /사진=CJ올리브영
올리브베러 공식 론칭은 기존 오프라인 채널의 특화코너나 특화매장에서 유의미한 데이터를 확보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잠재력이 큰 웰니스 시장을 조기에 선점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뜻이다.
현재 국내 웰니스 시장은 네이버, 쿠팡 등 대형 오픈마켓이나 개별 브랜드 자사몰 위주로 유통 채널이 흩어져 있다. 매력적인 큐레이션이 돋보이는 전용관이나 매장도 찾아보기 힘들다. 올리브영은 뷰티 시장에서 검증된 옴니채널 운영 역량과 상품 큐레이션 노하우를 웰니스 분야에 이식해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올리브영의 웰니스 플랫폼 론칭이 미국 진출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국을 테스트베드로 활용해 성공적인 모델을 구축한 뒤 웰니스 라이프스타일이 보편화된 미국 현지 시장에 이식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등 선진 시장에서는 이미 웰니스 전문 숍이 트렌드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미국의 프리미엄 마켓 '에러원'은 식료품과 영양제, 뷰티 제품을 큐레이션 해 '건강한 삶을 스타일로 소비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고, 영국의 '홀랜드앤바렛'은 이너뷰티와 스킨케어를 연계한 '인사이드아웃 뷰티' 전략을 추진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에서도 건강한 삶을 추구하며 음식부터 바르는 제품까지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웰니스 트렌드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면서 "K웰니스 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웰니스 유통플랫폼이 다양하게 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올리브영이 시도하는 웰니스 플랫폼이 국내시장에서 성공할 경우 웰니스 라이프스타일이 보편화된 글로벌 시장에서는 더욱 빠르게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