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은 지난 9월4일(현지시각) 오전,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 위치한 현대차·LG엔솔 배터리 합작 공장 건설 현장에서 시작됐다.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을 필두로 국토안보수사국(HSI), 연방수사국(FBI) 등 연방·주 수사 당국이 합동 단속을 단행했다. 현장에서 한국 국적자 317명을 포함해 총 475명이 체포됐는데 수백명의 한국의 근로자가 쇠사슬에 묶여 호송되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한국 사회는 큰 충격과 분노에 휩싸였다.
이번 사태의 핵심 쟁점은 '비자 위반' 여부다. ICE는 체포된 인력들이 전자여행허가제(ESTA)나 단기 출장 목적의 B-1 비자로 입국한 뒤 실제로는 현장에서 직접적인 노동에 종사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통상적으로 기술 지원 인력들은 단기 파견 비자를 활용해 업무를 수행해 왔으나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미국 내 일자리 침해', '불법 취업'으로 규정하며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
불법 이민 근절을 치적으로 내세우는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이민 당국이 '성과주의'식 실적 쌓기에 나서면서 합법적 투자 현장이 과도한 단속의 타깃이 됐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사태 초기 강경했던 트럼프 정부는 자국 내 투자 위축 우려와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결국 사태 수습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LG에너지솔루션도 김기수 최고인사책임자(CHO) 등 고위급 관계자를 미국에 급파해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다. 회사는 구금됐던 직원들에게 유급휴가를 제공하고 4주 이내 건강검진을 지원하는 한편, 심리 상담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이러한 지원 대상에는 협력사 직원들까지 포함됐다.
한국 정부와 미국 당국의 협의 끝에 구금됐던 한국인 근로자 대부분은 전세기를 통해 귀국했다. 이후 일부 인력은 적법한 비자 절차를 거쳐 다시 미국 조지아 현장으로 출국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가운데 유효한 B-1 비자를 보유한 인력은 기존 비자를 활용해 재입국하며 공사 재개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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