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3월26일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에 위치한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yundai Motor Group Metaplant America, HMGMA)’ 준공식에 참석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가 북미 사업의 제조 책임자와 재무 책임자를 동시에 전진 배치하며 해당 시장에 대한 전략적 비중을 한층 끌어올렸다. 현대차는 판매 성장과 현지 생산 확대, 재무 성과가 동시에 개선된 북미 사업을 향후 실적 방어와 중장기 성장의 핵심 축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번 임원 인사에서 허태양 HMGMA(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상무와 윤구원 북미권역재경실 상무를 각각 전무로 승진시켰다.

허태양 전무는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HMGMA의 최고경영자(CEO)로 현대차그룹의 북미 전동화 생산 전략을 현장에서 총괄하고 있다.


허 전무는 부산대 기계공학과 출신으로 1995년 현대차에 입사한 뒤 제조 운영과 생산 조정, 전략 기획 분야를 두루 거쳤다. 2021년부터는 현대차 앨라배마공장(HMMA) 생산 총괄을 맡아 미국 현지 생산 경험을 축적해 왔다. HMGMA 입지 선정 과정에 참여할 정도로 현지 사정에 밝은 인물로 평가된다.

현대차는 미국 전기차 수요 둔화를 감안해 HMGMA의 전기차 생산 속도를 조절하는 한편 하이브리드 생산 확대 전략으로 방향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현장형 제조 리더십'의 중요성이 커졌다. 이번 인사에 따라 허 전무는 현장에서 생산을 총괄하며 현지 공략을 강화할 방침이다.

재무 라인에서도 북미 중시 기조는 분명히 드러난다. 윤구원 전무는 북미권역재경실을 맡아 미국 사업 전반의 재무 전략과 수익성 관리, 투자 집행을 총괄해 온 인물이다.


윤 전무는 2020년 12월 상무로 승진하기 전 경영분석팀장을 지내며 그룹 전반의 손익 구조와 사업성 분석을 담당했다. 이후 북미 재경을 맡아 판매 증가와 현지 생산 확대, 환율 변동성 속에서도 수익성을 관리한 점이 이번 승진에 반영됐다는 평가다.

이번 인사를 두고 현대차가 북미 사업이 확장 국면 굳히기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IRA(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 이후 현지 생산과 원가·재무 관리의 중요성이 커진 상황에서 북미 사업은 단순한 판매 시장이 아닌 그룹 실적의 핵심 엔진으로 자리매김했다.

업계 관계자는 "북미는 현대차의 가장 안정적인 이익 창출 지역이자 향후 전동화 전략의 시험대"라며 "제조와 재무를 책임지는 인물을 동시에 전무로 올린 것은 미국 사업을 흔들림 없이 가져가겠다는 의지가 분명히 읽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