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과 SK스퀘어는 지난 2023년 12월 티빙·웨이브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올해 6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현재 티빙은 CJ ENM이 48.85%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 주주이며, KT스튜디오지니가 13.54%를 차지하고 있다. 웨이브의 최대 주주는 40.52%를 보유한 SK스퀘어다. 양사 모두 합병 추진 방향에는 공감대를 형성했으나 티빙의 2대 주주인 KT 측의 신중한 태도로 진척이 더뎠다.
최근 KT의 경영진 교체가 진행되면서 합병 절차가 재개될 가능성이 커졌다. 그동안 KT는 경영 공백과 지분 희석 우려 등을 이유로 합병 결정을 미뤄 왔다. KT 관계자는 "국내 유료 방송 전반에 미칠 영향, KT그룹과 티빙의 전략적 파트너십에 미치는 영향, 티빙 주주로서 주주가치 제고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합병 상대인 웨이브는 CJ ENM 중심의 경영 체제로 전환을 꾀하고 있다. 웨이브 관계자는 "개인정보 처리방침에서 SK계열사를 삭제하고 CJ ENM 경영진이 웨이브로 들어오며 경영적 통합은 어느 정도 진행된 상황"이라며 "물리적 합병은 아직 주주사들끼리 합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 웨이브는 지난 15일부터 시행된 개정 개인정보 처리방침에서 SK텔레콤·SK브로드밴드 등 SK 계열사를 제3자 제공 항목에서 전면 삭제했다. 업계는 이를 CJ ENM 중심의 플랫폼 통합이 사실상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양사는 협력 범위를 꾸준히 넓혀왔다. 웨이브는 지난 8월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서장호 CJ ENM 콘텐츠유통사업본부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으며 이양기 티빙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웨이브 CFO를 겸임 중이다. 또한 두 플랫폼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더블 이용권'을 비롯해 지난 6월 통합 요금제를, 9월과 10월 공동 광고 플랫폼을 연달아 내놓으며 실질적인 통합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업계는 양사 간 경영적 통합이 가시화된 만큼 내년 초 물리적 합병 성사 여부가 토종 OTT 산업의 판도를 가를 '마지막 단추'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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