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전동 발굴조사에서 발굴된 '임성고 통제사 비신'./사진=통영시
통영시는 국가유산청 '매장유산 긴급발굴조사 지원사업'으로 진행한 무전동 786번지 일원 발굴조사에서 조선 후기 삼도수군통제사와 관련된 비각(碑閣) 유구와 비신(碑身) 2기를 확인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경상문화유산연구원이 실시했으며 조사 대상지 북편에서 비각의 기초시설인 기단석과 초석, 전돌 바닥시설이 비교적 명확히 드러났다.

이에 따라 해당 장소가 매몰지가 아니라 비석을 보호·기념하기 위해 별도의 건축물이 조성됐던 공간임이 확인됐다. 초석 배치로 볼 때 비각은 정면 2칸, 측면 1칸 규모였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비각 내부와 인접 복토층에서 비신 2기가 추가로 수습됐다. 내부에서는 제170대 삼도수군통제사 임성고(任聖皐)의 선정비가 비교적 온전한 상태로 확인됐고 비각 외부 남동편에서는 일부 파손된 제184대 통제사 임태영(任泰瑛)의 불망비가 출토됐다.

이번 발견은 임률·임성고·임태영으로 이어지는 무관 가문이 삼대에 걸쳐 통제사를 지낸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로 부자의 비석이 동일한 비각과 연관된 공간에서 함께 확인된 점에서 학술적·사료적 가치가 크다는 평가다.

조사단은 무전동 일대가 통영 진입 옛길인 '통영별로(통제사길)'와 밀접히 연관돼 있으며 도로변에 통제사들의 공적을 기리는 비각과 비석이 체계적으로 조성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근대기 도로 정비나 개발 과정에서 비각이 해체되고 비석이 매몰된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