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개정안은 급증하고 있는 ▲로맨스 스캠 ▲기관 사칭형 노쇼 사기가 '재화나 용역의 거래'를 가장할 경우 현행법상 보이스피싱으로 인정되지 않아 은행이 계좌 지급정지를 거부하는 입법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마련됐다.
최근 군청이나 구청 등 관공서 직원을 사칭해 식당에 대규모 단체 예약을 미끼로 한 '노쇼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들은 "귀한 손님 접대용 와인을 대신 구매해 놓으면 결제할 때 합산해서 주겠다"거나 "물품 대금을 대납해달라"고 속여 특정 계좌로 돈을 입금하게 한 뒤 잠적하는 수법을 쓴다.
이를 피해자인 식당 주인이 사기임을 깨닫고 은행에 지급정지를 요청해도 은행은 현행법상 이를 '상거래 관계(물품 구매 등)'로 해석하여 보이스피싱과 같은 즉각적인 지급정지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이로 인해 소상공인들은 예약 부도로 인한 매출 피해와 대납한 돈 모두 떼이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SNS를 통해 친분을 쌓은 뒤 돈을 뜯어내는 '로맨스 스캠' 피해도 심각하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접수된 로맨스 스캠 피해액은 약 1000억 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48% 폭증한 수치다. 로맨스 스캠의 경우도 '선물 배송비'·'관세' 등의 명목을 가장하기 때문에 현행법의 보호를 받기 어려웠다.
이번 개정안은 이러한 법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수사기관이 범죄 이용 계좌로 확인하여 지급정지를 요청하거나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 물품 거래 등을 가장했더라도 예외적으로 전기통신금융사기에 포함시키고 금융회사가 해당 계좌를 지급 정지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위성곤 의원은 "사람의 호의를 이용하는 로맨스 스캠과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하루하루 버티는 소상공인을 울리는 노쇼 사기는 악질적인 민생 범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위 의원은 "범죄 수법은 날로 교묘해지는데 법이 이를 따라가지 못해 억울한 피해자가 생겨선 안 된다"며 "이번 개정안을 통해 법의 보호망을 촘촘히 하여 국민의 소중한 재산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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