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 임추위는 이르면 29일 차기 회장 후보 4명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할 예정이다. 임추위는 인터뷰를 마치고 내부 토론을 거쳐 차기 회장 후보로 추천할 최종 후보를 정할 예정이다.
최종 후보자는 이사회 결의를 거쳐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 승인을 통해 차기 회장으로 공식 취임한다. 현재 후보군에는 임종룡 현 회장을 포함해 정진완 우리은행장과 외부 출신 인사 2명 등 총 4명이 포함돼 있다.
이달 초까진 임 회장의 연임이 유력시됐다. 당시 임기 만료를 앞두고 회추위를 진행한 진옥동 신한지주 회장과 빈대인 BNK금융 회장, 김인 새마을금고중앙회장 등이 잇달아 연임에 성공하면서 임 회장이 연임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렸다.
하지만 지난 19일 대통령이 직접 나서 금융사들의 연임 풍토를 질타하면서 임 회장 연임에 변수가 생겼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날(19일) 이 대통령은 금융당국의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금융권을 향해 "가만히 놔두니 부패한 이너서클이 생겨 소수가 돌아가면서 계속 지배권을 행사한다"며 "돌아가면서 행장했다가 회장했다가 10년, 20년 하는데 그냥 방치할 일이 아니다"라고 비판하며 대책을 주문했다.
이 같은 대통령 지적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근본적으로 이사회의 독립성이 크게 미흡해 벌어지는 부분"이라며 "금융지주의 경우 특히 문제가 되고 있다"고 답변하며 강도 높은 현장검사를 예고했다.
임종룡 회장 경우 2013년 6월부터 2015년 2월까지 1년8개월 동안 NH농협금융 회장을 역임했으며 2023년 3월엔 2026년 3월까지 3년 임기로 우리금융 회장에 부임했다. 임 회장이 이번에 연임하면 2026년 3월부터 2029년 3월까지 총 3년 임기를 시작한다.
즉 임 회장이 연임에 성공할 경우 농협금융 회장 재임 기간과 합쳐 총 7년8개월 동안 금융지주 회장직을 맡는 것이다.
한편 우리금융 이사회는 사내이사인 임 회장과 7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다.
사외이사는 임추위 위원을 겸하는데 7명 중 6명이 임 회장 취임 이후 선임된 인사들이다. 이 중 3명은 과점주주가 추천했으며 사외이사의 임기만료, 소속 법무법인 이해상충 방지를 위한 교체, 윤리·내부통제위원회 등 내위원회 신설에 따른 적정 이사 수 확보를 위한 충원 등으로 구성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해 정기 4회, 임시 13회 등 총 17회의 이사회를 열었고 결의 안건은 모두 찬성으로 통과됐다.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등 대형 금융사고가 이어졌지만 이사회 보고 안건들은 '특이사항 없음'으로 마무리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은 공교롭게도 임추위를 열기 직전의 시점이라 이사회의 회장 연임 결정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며 "대통령이 이너서클을 지적한 상황에서 연임을 강행할지 관심이 크다"고 전했다.
임추위 이강행 위원장은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충실히 반영한 경영승계규정 및 승계계획에 따라 독립성과 공정성을 기반으로 절차를 진행해 왔다"며 "특히 외부 후보군을 대상으로는 그룹 경영현황 자료 제공 및 질의응답 시간을 갖는 등 사전 오리엔테이션을 개최하여 외부 후보자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고 내외부 후보 간 형평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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