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리포트] ④ 환율 1400원대 뉴노멀… 내년에도 서학개미 투자 지속
[병오년, 코스피 5000 시대 열린다] 환율·증시 강세가 변수
골드만삭스·모건스탠리 "S&P500 7500~7800"…AI 슈퍼사이클 지속
김병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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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증권사의 해외주식 마케팅을 규제하며 개인투자자들의 해외 투자 열풍에 제동을 걸고 나섰지만 시장의 시선은 여전히 밖으로 향하고 있다. 증권가는 환율 1400원대의 '뉴노멀' 정착과 미국 증시의 견고한 강세론을 바탕으로 내년에도 서학개미들의 발걸음이 멈추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환율 급등에 금감원, 증권사 마케팅 '3월까지 중단' 지시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후반까지 치솟으면서 개인투자자들의 해외 투자로 인한 환율 불안이 커지자 금융당국이 증권사들의 해외주식 마케팅에 제동을 걸었다.금융감독원은 지난 19일 '투자자 보호 및 리스크관리 강화를 위한 해외투자 실태점검 중간 결과 및 향후 대응방향'을 발표하고, 주요 증권사들에 내년 3월까지 해외투자 관련 신규 현금성 이벤트 및 광고를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1~11월 주요 증권사 12곳의 해외주식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은 1조9505억원으로, 지난해(1조2458억원) 대비 56.5% 증가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해외투자 중개와 연계된 환전수수료 수익도 4526억원으로 전년(2946억원) 대비 53.6% 늘었다.
KB금융그룹 역시 지난 15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한국은행의 분석을 인용해 환율 상승 요인의 70%가 국민연금과 개인의 해외투자 증가라고 전했다.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 규모는 8월 말 기준 771조원으로 올해만 70조원 이상 증가했으며, 서학개미의 해외 투자 규모도 11월 24일 기준 306조원에 달한다.
금감원은 증권사들의 과도한 해외주식 마케팅이 투자자 손실을 키우고 환율 불안을 가중시킨다고 판단, 강력한 규제에 나섰다.
증권가 "투자 흐름 지속…환율·미국 증시 강세가 뒷받침"
그럼에도 증권가에서는 2026년에도 서학개미의 해외 투자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정부의 마케팅 규제만으로는 구조적 투자 유인을 막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특히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일반투자자들의 해외 투자 관심이 더 고조된 상황이다.LG경영연구원이 지난 21일 발표한 '2026년 국내외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원달러 환율이 연평균 1400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상반기는 대미 투자 집행 과정의 외화 조달 수요와 해외 증시 투자 지속에 따른 자금 유출 영향으로 높은 수준에서 등락을 이어가지만, 하반기에는 한국 국채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따른 외국인 채권 자금 유입과 반도체 수출 호조로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NH선물 이재현 연구원은 지난 3일 한국거래소와 공동 주관한 '2026 연간 전망 세미나'에서 "2026년 원/달러 환율은 1410~1540원 사이 형성될 예정으로, 평균 1450원선에서 강달러 지속 기조가 유지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환율이 1400원대에 고착화되더라도 미국 증시의 높은 수익률이 환차손을 상쇄할 수 있다는 게 증권가의 판단이다.
월가 "S&P500 7500~7800 전망"
월가 주요 투자은행들은 2026년 미국 증시에 대해 낙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S&P500 목표가를 7500포인트로, 모건스탠리는 7800포인트로 제시했다. HSBC는 "AI 주도 자본지출 붐이 주식시장을 계속 지지할 것"이라며 7500포인트를 전망했다.RBC 역시 7750포인트 목표가를 제시하며 "견실한 주당순이익 성장 기대와 금리 하락에 따른 소폭의 가치평가 호재가 불편한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가치평가 악재를 상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LPL 리서치는 "AI 투자가 실질적인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며 S&P500 기업들의 이익이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닝스타는 현재 미국 주식시장이 공정가치 대비 약 3%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고 있어 2026년 상승장을 위한 매력적인 진입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S&P500 지수가 6800포인트대인 점을 감안하면, 월가 전망치는 10% 이상의 수익률을 의미한다. 환율이 1400원대 중후반을 유지하더라도 미국 증시에서 10% 이상 수익을 낸다면 원화 환산 수익률은 여전히 플러스가 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국내 증권사 역시 미국 증시 강세 전망에 동조하고 있다. 이영곤 토스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변동성을 피하기보다는 관리하고 활용해야 할 투자 기회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신한투자증권이 지난 16일 PB(프라이빗뱅커)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시장 전망 설문 결과, 응답자들 중 다수가 2026년 미국과 중국의 경기 호조세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증시는 미국과 유사하거나 초과 상승할 것으로 봤으며, 반도체와 AI 업종에서 강세가 나타날 것으로 응답했다.
개인투자자들의 내년도 투자전략으로 한국과 미국에 50:50 비중으로 투자하라고 응답한 PB가 43%였다. 응답자 중 20%는 미국 비중을 70% 이상 둘 것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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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