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지 금액은 공시 당일 환율 기준 약 3조9217억원으로 전체 계약액(27억9500만달러) 중 이미 이행된 물량(1억1000만 달러)을 제외한 잔여분이다. 최종 금액은 추후 실사와 환율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계약 당시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모듈을 공급받아 팩으로 조립한 뒤 대형 버스, 전기트럭 등 북미 주요 상용차 업체에 판매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다만 최근 들어 FBPS가 배터리 사업 분야에서 철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4조원 규모 수주 물량이 취소됐으나, 수주 잔고 감소 외 재무적 타격은 거의 없을 거란 게 회사의 설명이다. 이번 건은 기존 생산 라인에서 제작 가능한 표준화 배터리 모듈 공급 계약이라서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전용 설비 투자나 맞춤형 연구개발(R&D) 비용이 투입되지 않았기 때문에 계약 해지에 따른 투자 손실이나 추가 비용 발생은 없다"며 "불확실한 고객사를 정리하고 더 탄탄한 수요처를 발굴해 나갈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영향을 지속해서 받고 있다. 지난 17일에도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와 9조6030억원 규모 배터리 전기차 배터리 공급계약을 해지했다. 당초 LG에너지솔루션은 포드에 2027년부터 2032년까지 75GWh 규모 전기 상용차용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했다.
현재 전기차 시장을 둘러싼 대내외 여건은 녹록지 않다. 전기차 캐즘이 길어지는 가운데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을 폐지한 게 주효했다.
이러한 상황 속 LG에너지솔루션은 위기 돌파구로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을 택했다. 고객 및 제품 포트폴리오를 재점검하며 ESS 등 급성장 분야에 대한 투자에 나서는 전략이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은 ESS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제품 개발·현지 생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미국 미시간 공장을 ESS용으로 전환해 계획보다 1년 앞선 6월부터 조기 양산하고, 폴란드를 비롯해 캐나다 합작공장 라인도 ESS용으로 변경해 LFP배터리 양산을 개시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시장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표준화된 제품 라인업과 차별화된 글로벌 생산 능력이 핵심 경쟁력"이라며 "ESS 등 미래 성장 동력에 자원을 집중해 외부 변수에 흔들리지 않는 견고한 사업 구조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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