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는 29일 서울회생법원에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분리 매각과 인가 후 인수합병(M&A) 절차를 핵심으로 하는 회생계획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지난 3월 법정관리 신청 이후 다섯 차례나 제출 기한을 연기하며 '통매각'을 추진해왔으나 시장의 냉담한 반응에 결국 '분리 매각'으로 선회한 것이다.
홈플러스는 그간 우선협상대상자를 먼저 선정하는 '스토킹 호스' 방식과 '공개 입찰'을 차례로 시도했지만 지난달 본입찰에서 인수자를 찾지 못했다. 하렉스인포텍과 스노마드 등이 예비입찰에 참여하며 관심을 보였으나 7조원에 달하는 높은 몸값과 오프라인 유통업의 성장성 둔화가 걸림돌로 작용했다.
홈플러스가 전략을 수정한 배경에는 현금 유동성 위기가 있다. 법정관리 장기화로 인해 홈플러스는 지난달 임직원 급여를 분할 지급할 정도로 자금 사정이 악화된 상태다. 가양점, 장림점, 일산점 등 수익성이 낮은 일부 점포의 영업 중단까지 검토하며 고정비 절감에 사활을 걸고 있다.
홈플러스의 위기가 지역 경제와 고용 시장에 미칠 파장이 커지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농협이나 쿠팡의 인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대형 유통망의 붕괴를 막기 위해 공적 기능이 있는 농협이나 물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쿠팡이 나서야 한다는 논리다.
시장의 평가는 회의적이다. 농협은 수차례 '인수 의사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으며 쿠팡 역시 이미 전국 단위의 자체 물류 인프라를 구축한 상태여서 막대한 비용이 드는 오프라인 거점 인수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유통 업계는 이번 분리 매각 결정이 지지부진했던 '주인 찾기'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알짜 자산인 익스프레스를 매각해 운영 자금을 확보하고 비효율 점포 정리와 인력 감축 등 강도 높은 체질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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