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의 청년 세대(청년기본법상 19~34세)에게 이러한 안정적인 성장 경로는 유효하지 않다. 고용, 소득, 주거 전반에 걸쳐 노력과 성취가 곧바로 삶의 질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적 모순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개인의 선택이나 태도와 관계없이 겪게 되는 '노력의 배신'은 청년들이 마주한 각종 통계 지표에서도 나타난다.
사회 진입에 드는 유예 기간과 비용 부담도 청년들을 압박하고 있다. 2025년 기준 청년들이 첫 직장을 구하기까지 걸리는 기간은 평균 11.3개월이다. 청년들의 취·창업 준비를 위한 자기 계발비가 월평균 44만5000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첫 취업까지 500만원 이상을 투자해야 하는 셈이다.
이러한 '고비용 저효율'의 취업 구조는 청년들의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최근 1년간 번아웃을 경험한 청년은 32.2%에 달했으며 이들 중 39.1%는 '진로 불안'을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 기성세대의 성공 공식의 바탕을 이룬 '열심히 노력하면 취업할 수 있다'는 믿음이 구조적 한계 앞에서 무너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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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껴서 집 사라"는 옛말… 벌어도 쌓이지 않는 현실━
2023년 기준 청년 가구주의 평균 부채 비율은 172.8%로 전체 가구(167.6%)를 추월했다. 주거 시장에 진입하거나 이를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빚을 져야 한다는 뜻이다. 자가를 보유하지 않은 수도권 청년은 소득의 18.3%를 임대료로 지불하고 있다. 기성세대에게 노력의 결과물이었던 집은 청년에겐 부담의 시작이다.
비용 부담은 청년들의 물리적 주거 환경을 더욱 열악한 곳으로 내몬다. 같은 기간 청년 1인당 주거 면적은 평균 31.1㎡(9.4평)로 전체 일반 가구(36㎡)보다 좁다. 전년 대비 1.6㎡ 줄어든 것으로 수도권 청년의 주거 면적은 약 3.3㎡(1평) 감소했다. 청년 20명 중 1명(5.3%)은 고시원이나 판잣집 등 '주택 이외의 거처'에 거주하는데 이는 일반 가구의 비주택 거주 비율(약 2.2%)보다 2.5배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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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텨봤자 제자리… 희망도 사라진 청년의 삶━
자신의 노력으로 사회경제적 지위를 높일 수 있다는 '계층 이동 가능성'에 대한 긍정 응답은 2023년 기준 27.7%에 불과했다. 청년 10명 중 7명 이상은 이른바 '계층 사다리'의 작동을 신뢰하지 않는 셈이다. 삶에 대한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6.5점으로 OECD 38개국 중 31위다.
이러한 인식 변화는 생애주기의 지연과 포기로 이어진다. 2024년 30~34세 미혼율은 66.8%로 2000년 19.5%에서 24년 만에 3.4배 늘어났다. 단순한 가치관 변화로 결혼을 안하는 것이 아니라 구조적 모순 속에서 생존을 위해 포기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전문가들도 청년의 삶을 둘러싼 구조적인 문제가 과거에 비해 심각해졌다고 분석한다. 유민상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위원(사회복지학 박사)은 "개인의 탓을 하기에는 (청년층의) 구조적인 문제가 굉장히 커졌다"며 "청년층은 어른들이 '요즘 애들은 이렇다 저렇다'라고 평가할 수 없는 엄중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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