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페이지 분량의 '2025년 나의 실수' 보고서에서 김 센터장은 코스피 급등세를 예상하지 못한 점을 인정했다. 강세장 자체는 전망했지만 코스피가 4000선을 돌파할 것으로는 보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 센터장은 "5000~6000선도 불가능해 보이지 않지만, 작년 이맘때만 해도 코스피가 조기에 4000대로 치솟는 시나리오는 상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특히 '원화 약세'가 '주가 상승'과 함께 나타난 점을 가장 큰 오판으로 꼽았다. 김 센터장은 작년 말 강세장 전망 근거로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달러 약세에 따른 비달러 자산 선호를 들었다. 이 중 지배구조 개선은 맞았지만 환율은 크게 빗나갔다고 설명했다.
원화 약세 원인으로는 ▲유로화·파운드화 강세 둔화 ▲일본 다카이치 내각의 아베노믹스 계승 선언 후 엔화 급락 ▲한미 무역협상 결과 향후 10년간 연간 200억 달러 대미 투자 부담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선호 확대 등을 들었다.
미 재무부 통계에 따르면 한국 투자자들의 올해 3분기까지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532억 달러로 일본(282억 달러), 대만(115억 달러)을 크게 웃돌았다.
김 센터장은 "유럽·일본의 재정 및 정책 변화 파급효과를 간과했고,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선호가 환율에 미친 영향도 예상을 넘었다"며 "반도체·자동차 등 수출주 대비 내수주 부진도 원화 약세의 파생 결과"라고 분석했다.
다만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원화 약세는 한국 고유의 문제라기보다 동아시아 통화의 보편적 현상"이라며 "위안화가 이미 강세 전환했고 엔화도 반전 가능성이 커진 만큼, 원화 추가 약세에 베팅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이 대외불균형 해소 수단을 관세에서 환율로 전환한다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넘게 이어진 달러 강세가 장기 약세로 반전되는 변곡점에 있을 것"이라며 "'국장 탈출은 지능순' 시대가 끝나가는 점도 원·달러 환율 하락 가능성을 높인다"고 전망했다.
끝으로 "때로는 맞추고 때로는 틀리는 것이 애널리스트의 일이라면, 틀린 것을 진지하게 대하려 한다"며 "실수로부터 배워 장기 투자자와 기업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고 싶다"고 보고서 발간 취지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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