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건설기계 100톤급 초대형 굴착기. /사진=HD현대사이트솔루션
HD현대건설기계가 내년 1월1일부로 HD현대인프라코어를 흡수합병한 '통합 법인'으로 공식 출범한다. 건설기계 업황이 저점 통과 국면에 들어선 가운데, HD현대는 양사의 생산·제품·채널을 한 몸으로 묶어 원가 경쟁력과 풀라인업, 지역 포트폴리오, AM·엔진 등 고수익 사업을 동시에 키우며 글로벌 톱티어로 올라서겠다는 구상이다.
신규 법인의 상호는 HD건설기계로 합병 기일은 오는 1월1일, 합병신주 상장 예정일은 같은 달 26일이다. 회사는 출범과 동시에 2030년 매출 14조8000억원, 영업이익률 11% 달성을 골자로 한 '비전 2030'을 선포한다.

이번 합병은 외형 성장과 수익성 확대를 위한 포석이다. 양사의 중복 라인업을 효율화하고 공백 영역을 상호 보완해 1톤급 미니 굴착기부터 초대형 장비까지 전 영역을 아우르는 '풀 라이너' 체제를 구축하는 게 목표다. 인도와 브라질(HCE), 중국과 노르웨이(HDI) 등 각사가 보유한 글로벌 생산 거점을 공동 활용해 원가 경쟁력이 극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급망(SCM) 통합을 통한 구매력 증대도 핵심 시너지로 꼽힌다. 통합 법인은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 성장률(연평균 3%)을 크게 상회하는 연평균 12%의 매출 성장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 공략 측면에서는 선진시장과 신흥시장을 동시에 공략할 전망이다. 북미·유럽 등 선진시장에서는 딜러망과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흥시장에서는 인프라·자원 개발 수요를 적극 흡수하는 방식이다. 브랜드 전략도 유지된다. 통합 이후에도 현대(HYUNDAI)와 디벨론(DEVELON)의 듀얼 브랜드 체제를 이어가며 채널과 고객 특성에 맞춰 유연하게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실질적인 수익 동력으로는 부품(AM)과 엔진 사업이 꼽힌다. 장비 판매에 비해 경기 변동에 덜 민감하고 이익률이 높은 사업군이다. HD현대는 AM 매출을 2024년 6000억원에서 2030년 1조4000억원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판매 장비 기반이 커질수록 반복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통합 효과가 클 분야로 평가된다.


엔진 사업 역시 전략적 비중이 커진다. 통합 법인은 2030년 엔진 매출 2조5000억원을 목표로 제시했다. 건설기계용 엔진뿐 아니라 발전·산업용, 방산용 엔진과 친환경 파워트레인 영역까지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장비 판매와 엔진 사업을 함께 가져가며 수익 구조를 다변화한다.

미래 기술 영역에서는 양사가 개별적으로 추진하던 연구개발 역량을 통합해 투자 효율을 높인다. 전동화와 스마트 건설기계가 중심 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동 건설장비 시장은 2024년 3조원에서 2030년 9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통합 법인은 전기 굴착기 상용화와 수소 굴착기 개발을 병행하고 스마트 장비와 솔루션을 결합해 '제품 판매' 중심 구조에서 '솔루션 제공' 중심 구조로의 전환을 꾀한다.

주주가치 제고도 합병 이후의 중요한 과제다. HD현대는 2024년부터 2026년까지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의 30% 이상을 주주환원 정책에 활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합병을 통해 수익성과 현금 창출력이 개선될 경우 배당과 환원 정책의 지속성도 한층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HD현대건설기계 관계자는 "통합법인 출범은 양사의 기술력과 시너지를 결집해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건설장비를 비롯해 고수익 사업인 엔진, AM(애프터마켓) 등 전 부문의 균형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2030년 글로벌 톱티어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