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오전 9시30분 SRT 수서역 3번 출구 앞. 상급병원 무료 셔틀버스가 모이는 정류장에 50m 넘는 대기줄이 이어졌다. 삼성서울병원·강남세브란스병원·서울아산병원 등이 운영하는 셔틀버스가 이 정류장에 선다.
5~10분 간격으로 들어오는 버스에 평일 오전 시간에도 많은 인파가 탑승했다. 발 디딜 틈이 없는 정류장에 서 있던 환자들과 보호자들을 싣고 버스가 떠나면 다음 버스를 기다리는 이들은 수시로 스마트폰 앱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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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병원 두고 상경하는 이유 ━
수술 치료가 아니어도 지방 대도시에서 상경 진료를 온 이들이 적지 않아 보였다.
광주광역시에서 새벽 6시 첫차를 타고 온 B씨(70)는 "나이들다 보니 기관지가 좋지 않아 자식들이 삼성병원 유명 교수님의 진료를 예약해줬다"면서 "광주에도 대형 병원이 있다. 하지만 지방보다 서울의 의사가 실력도 좋고 병원도 좋은 장비를 사용할 것"이라고 했다.
무릎 질환을 치료받으려고 대구에서 온 C씨(60)도 "6개월 마다 서울 병원으로 온다"고 털어놨다. 그는 "유명 전문의를 찾아서 상경 진료를 받는 사람들이 주변에도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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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빅5 병원 비수도권 환자 '27%' ━
2020년(59만3556명)과 비교하면 4년 만에 10.2%가 증가했다. 지난해 6월 기준 서울 빅5 상급종합병원 이용자 179만1041명 중 48만3199명(27.0%)은 비수도권 환자로 나타났다. 2024년(약 32만7000명)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분명하다.
2024년 기준 빅5 병원을 찾은 비수도권 환자의 진료비는 1인당 평균 약 305만원으로 수도권 거주 환자(약 214만원)보다 약 90만원을 더 지불했다. 중증도가 높은 환자들이 고비용 진료를 받은 이유로 분석된다. 교통비와 숙박비를 더하면 비용 부담은 더 늘어난다.
서울 한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목요일과 금요일에 상경해서 진료받는 지방 환자들이 가장 많다"며 "유명 전문의의 진료 스케줄에 맞추려고 주말에는 서울 숙소를 예약해 월요일 첫 진료를 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지방 의료 인프라의 격차와 서울 의료 과밀화는 오래전부터 지적돼온 사회 문제다.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고난도 수술·정밀 검사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지방의 노후 장비·전문의 부족 문제가 시급히 해결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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