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현지시각)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에서 열린 CES 2026 현대차그룹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시제품이 손인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지난 나흘(현지시각 6~9일) 동안 미국 라스베이거스 일대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인 'CES 2026'에서 생성형 AI가 모니터를 벗어나 물리적 실체를 갖춘 로봇의 몸을 입으며 '피지컬 AI'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현대차의 아틀라스와 LG전자의 클로이드, 두산의 자율주행 작업 로봇 등은 단순 기계 장치를 넘어 인간의 가사와 산업 현장을 돕는 지능형 파트너로 진화한 모습을 보였다. 이번 CES는 로봇이 실험실을 떠나 일상과 산업 전반에 실전 배치되는 분기점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초 공개' 아틀라스, 라스베이거스를 홀리다
5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CES 2026 현대차그룹 미디어데이에서 보스턴다이나믹스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연구형 모델'이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사진=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과 보스턴다이나믹스는 CES 2026에서 AI 로보틱스 생태계의 핵심이 될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연구형 모델'과 '개발형 모델'을 최초 공개했다. 지난 5일 미디어데이에서 첫 선을 보인 '연구형 모델'은 360도 회전할 수 있는 관절을 가지고 자연스러운 보행으로 이목을 끌었다.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움직이면서 작업 현장에서 완전한 자율 동작을 수행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부스에 실제 제조 환경에서 자율적으로 자재 취급 작업을 시연했다. 현장은 아틀라스를 보기 위해 몰려든 인파로 장사진을 이뤘다. 휴머노이드가 산업 환경에서 성공적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입증해 장차 더 발전된 휴머노이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개발형 모델'은 보스턴다이나믹스가 역량을 바탕으로 제조 현장에서의 효율성을 극대화한 모델이다. 자율적 학습 능력과 어느 작업 환경에서나 적용 가능한 유연성이 탑재된 게 특징이다. 56개의 자유도(DoF)를 갖춰 대부분의 관절이 완전히 회전할 수 있고 사람과 유사한 크기의 손에 촉각 센서를 탑재했다. 360도 카메라를 통해 모든 방향을 인식할 수 있어 주변 감지가 용이하다.
지난 6일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인 'CES 2026' 현대차그룹 부스에 아틀라스를 보러 온 관람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사진=최유빈 기자
아틀라스의 가장 큰 특징은 자율 학습 능력이다. 자재 취급부터 정밀 조립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산업용 로봇으로서 대부분의 작업을 하루 이내에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배터리가 부족해지면 스스로 충전소로 이동해 배터리를 교체하고 즉시 작업을 재개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아틀라스는 2028년 실제 제조 현장에 투입된다. 현대차그룹은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을 대량 생산해 산업 현장에 대규모로 투입하는 양산형 휴머노이드 로봇이 되도록 하는 목표를 세웠다. 아틀라스는 2028년부터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부품 분류를 위한 서열 작업과 같이 안전성과 품질 효과가 명확히 검증된 공정에 우선 적용될 예정이다. 2030년부터는 부품 조립까지 작업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어디에 어떻게 쓸지에 대한 애플리케이션 정의와 데이터의 선순환을 통해 작업·작동 품질을 끌어올린 뒤 B2B에서 검증하고 이후 B2C로 확장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LG전자, 홈 로봇 'LG 클로이드'로 가사 해방 선언
지난 6~9일(현지시각) LG전자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세계 최대 규모 가전·IT 전시회 CES 2026에서 홈로봇 LG 클로이드를 통해 '제로 레이버 홈' 비전을 공개했다. 사진은 LG 클로이드가 거주자를 위한 식사로 크루아상을 준비하는 모습. /사진=LG전자
LG전자는 홈로봇 'LG 클로이드'(LG CLOiD)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스케줄과 주변 환경을 고려해 작업의 우선 순위를 정하고 이에 맞춰 여러 가전을 제어하며 사용자의 가사일을 직접 수행하는 로봇이다.
LG 클로이드는 우리의 일상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예를 들어 전날 짜놓은 식사 계획에 따라 냉장고에서 우유를 꺼내고 오븐에 크루아상을 넣으며 아침 식사를 준비한다. 차 키와 프리젠테이션용 리모컨 등 일정에 맞춰 준비물도 전달한다. LG전자의 목표 중 하나인 '가사 해방을 통한 삶의 가치 제고'에 더 가까워졌다는 평가다.

클로이드는 머리와 두 팔이 달린 몸체, 휠 기반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된 하체로 구성된다. 허리를 세우는 각도를 조절해 105cm부터 143cm까지 키 높이를 스스로 바꾸며 약 87cm 길이의 팔로 바닥이나 높은 곳에 있는 물체도 잡을 수 있다. 7가지 구동 방식을 갖춘 팔과 관절 기능이 적용된 손가락 덕분에 섬세한 동작도 가능하다.

머리 부분에는 로봇 두뇌인 칩셋, 디스플레이와 스피커, 카메라와 각종 센서, 음성 기반의 생성형 AI 등이 탑재됐다. 칩셋에는 자체 개발한 VLM(시각언어모델) 및 VLA(시각언어행동) 기술이 탑재됐다. 피지컬 AI 모델을 기반으로 가사 작업 데이터를 수만 시간 이상 학습시켰다.


실제로 LG전자 전시관은 LG 클로이드를 보려는 이들로 매일 북적이기도 했다. 시연 과정에서 LG 클로이드가 세탁기 속 빨래를 꺼내 차곡차곡 개어내자 관람객들은 놀라움을 금하지 못했다.

류재철 LG전자 CEO는 "LG 클로이드는 LG전자가 지향하는 AI 홈의 '마지막 퍼즐'로, 이를 통해 미래 가정 생활의 새로운 기준을 세울 것"이라며 "내년 실증을 거쳐 더 발전된 LG 클로이드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로봇팔로 '맡은 일' 척척… 두산로보틱스 '스캔앤고'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인 'CES 2026' 두산그룹 전시관에 두산로보틱스의 스캔앤고가 전시돼 있다. /사진=최유빈 기자
두산로보틱스는 AI 기반 로봇 솔루션 '스캔앤고'(Scan & Go)를 내세웠다. 이 제품은 로봇팔과 자율이동로봇(AMR)이 결합된 플랫폼에 물리정보 기반(Physics-informed) AI와 첨단 3D 비전을 적용해 작업을 수행하는 로봇이다.
스캔앤고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CES 2026 혁신상'에서 AI 부문 최고혁신상과 로봇공학 부문 혁신상을 수상했다.

스캔앤고는 상대적으로 안전 위험이 있는 대형 제조업 현장에서 활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터빈 블레이드, 항공기 동체, 건물 외벽 등 대형 복합 구조물의 표면을 스캔해 최적의 작업 경로를 생성한 후 검사, 샌딩(Sanding), 그라인딩(Grinding) 등의 작업을 수행해 작업자의 추락 사고를 방지한다.

플러그앤플레이(Plug & Play) 방식으로 운영되는 이 솔루션은 복잡한 작업을 위해 별도의 설계도면을 제작할 필요가 없어 작업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0.1mm 수준의 작업 정밀도를 갖고 있다. 로봇팔은 6개의 축에 장착된 토크센서를 통해 작업 표면이 다르더라도 실시간 힘조절이 가능하며 업계 최고 수준의 안전성(PLe, Cat4)도 확보했다.

김민표 두산로보틱스 대표는 "올해 초 제시한 사업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현장에 즉시 투입 가능한 AI 로봇 솔루션 개발에 전력을 다하고 있으며 이번 스캔앤고는 그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