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10~12월) 영업이익 20조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지만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이 스마트폰 사업의 비용 부담으로 이어지면서 차기 플래그십 '갤럭시 S26' 시리즈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삼성 강남에서 한 고객이 구입한 갤럭시 Z 트라이폴드가 박스채 놓여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10~12월) 영업이익 20조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지만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이 스마트폰 사업의 비용 부담으로 이어지면서 차기 플래그십 '갤럭시 S26' 시리즈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AI(인공지능) 수요 확대에 따른 메모리 가격 상승 효과로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08% 늘어난 20조원을 기록했다고 전날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모바일경험(MX)·네트워크 부문 영업이익이 약 2조원 수준으로 전 분기 대비 크게 줄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스마트폰과 네트워크 기기 전반에서 주요 부품 단가가 오르며 수익성이 약화됐다는 분석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디지털전환(DX)부문 대표이사는 지난 5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메모리 가격 상승이 가장 큰 우려 요인"이라며 "제품 가격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시장조사업체들은 AI 데이터센터용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가 커지면서 저가형 D램 생산이 후순위로 밀려 스마트폰 등 전자제품의 제조 원가가 오를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오는 2분기(4~6월)까지 스마트폰용 메모리 가격이 추가로 40% 상승해 완제품 제조 원가가 8~10%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트렌드포스도 스마트폰 제조 원가가 지난해보다 최소 5% 이상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렌드포스는 "스마트폰 제조 원가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과거 10~15%에서 최근 20%를 넘었다"며 "AI 기능 확대 흐름 속에서 메모리 용량을 줄이기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모바일 D램(LPDDR) 96Gb 제품 가격은 지난해 초 대비 70% 이상 올랐고 스마트폰용 낸드플래시 가격도 약 100% 급등했다. 공급 부족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가격 부담은 올해 상반기(1~6월)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런 흐름 속에서 다음달 공개 예정인 갤럭시 S26 시리즈 역시 출고가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 S25 시리즈의 출고가를 동결했지만 이번에는 반도체 부품 가격이 전반적으로 오르며 부담이 누적된 상황이다.

다니엘 김 맥쿼리 애널리스트는 "전반적인 공급 부족으로 기업들이 높은 가격을 제시하더라도 필요한 메모리를 확보하기 어려운 혼란스러운 시장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2026년은 메모리 부족 여파로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2.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제조사들에게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