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의 모셔널의 아이오닉5가 지난 8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호텔을 지나고 있다. /사진=최유빈 기자
글로벌 자율주행 업계가 수익성 악화와 기술적 한계에 부딪히며 부침을 겪는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의 모셔널이 '안전 우선'(Safety First)이라는 정공법을 택하며 사업 확장을 예고했다.
모셔널은 지난 8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테크니컬 센터(Technical Center)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무사고 주행 기록과 철저한 검증 절차를 공개하며 기술적 자신감을 드러냈다.

로라 메이저 모셔널 최고경영자(CEO)는 "모셔널은 단 한 건의 과실 사고도 없이 200만 마일(약 322만km) 이상의 자율주행 거리를 달성했다"며 "이는 안전이 모셔널의 모든 활동에서 얼마나 중요한 가치인지를 명확히 보여준다"고 밝혔다. 2020년 출범한 모셔널은 우버(Uber)와 리프트(Lyft)의 주행 실증 과정에서 일반 승객을 대상으로 총 13만 건 이상의 탑승 서비스를 제공해 왔으며, 200만 마일은 지구를 약 80바퀴 도는 거리다.


풍부한 실증 경험 역시 모셔널의 강점이다. 모셔널은 2023년 아이오닉 5 로보택시의 공공도로 무인 주행 운영에 대한 규제 승인을 업계 최초로 확보했다. 아이오닉 5 로보택시는 FMVSS 인증을 받은 완전 통합형 자율주행 차량으로, 양산 라인에서 바로 출고돼 공공도로에서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지난 8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모셔널 미디어 데이에서 질의응답이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김흥수 현대차·기아 GSO본부장 부사장, 로라 메이저 모셔널 CEO, 유지한 현대차·기아 자율주행개발센터장 전무. /사진=최유빈 기자
모셔널은 테슬라 등 일부 기업이 채택한 카메라 기반의 '비전 온리' 방식 대신, 카메라와 라이다(LiDAR), 레이더를 유기적으로 결합한 '멀티 모달' 방식으로 안전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을 재확인했다. 특정 센서 하나가 오류를 일으키거나 기상 악화로 제 기능을 못 하더라도 다른 센서가 이를 즉각 보완해 사고를 원천 차단한다는 기술 철학이 바탕이다.
로라 메이저 CEO는 "완전 자율주행 차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고 이를 위해서는 멀티 모달 방식이 필수적"이라며 "카메라뿐만 아니라 라이다, 레이더를 병행 활용하면 비전 기반 센서에 오류가 있더라도 상호보완이 가능하며 특히 야간의 강한 불빛이나 눈, 비 같은 악천후 속에서도 안정적인 레벨 4 주행을 보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가 센서 탑재로 인한 수익성 저하 우려에 대해서도 소신 있는 입장을 보였다. 현재 모셔널의 아이오닉 5에 탑재된 센서는 29개다. '비전 온리' 전략을 택한 테슬라가 8개의 센서를 가진 것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많다. 이에 대해 로라 메이저 CEO는 "멀티 모달 센서는 안전 측면에서 대체 불가능한 필수 요소이며 관련 하드웨어 비용은 기술 발전에 따라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며 "차세대 플랫폼에서는 센서 아키텍처를 최적화해 안전 기준을 완벽히 충족하면서도 제조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하는 방안을 이미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모셔널은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제정한 연방 자동차 안전기준(FMVSS) 준수 요건을 바탕으로 차량과 시스템을 개발했다. 기술 개발 과정에서도 독일 대표 시험인증기관인 '티유브이 슈드(TÜV SÜD)' 등 독립 검증기관 평가를 포함한 다수의 엄격한 안전 검증 절차를 거쳤다.


정식 서비스 출시 전까지 안전성을 더욱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도로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수많은 변수에 대비하기 위해 시뮬레이션 기반의 대규모 시나리오 검증, 폐쇄 환경에서의 반복 테스트, 공공도로에서의 점진적 운행 확대와 같은 순서로 검증 강도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김흥수 현대차·기아 GSO 본부장(부사장)은 "모셔널은 규제를 철저히 준수하는 정책을 기반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일부 업체는 교통 법규 적용에 유연함을 두기도 하지만 우리는 고객이 심리적으로 편안함을 느끼면서도 법규와 안전 관점에서 충분한 마진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